[헬스코치] 벗어나기 힘든 비만, 성공 탈출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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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센터 키네스 대표원장
김양수 박사

헬스코치 언제부터인지 하나 둘씩 비만 아이들이 주변에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요즘에는 비만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하고 있다. 비만을 미용적 차원이 아닌 질병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비만을 치료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비만 탈출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아이들의 비만이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살이 찐 뚱뚱한 모습은 실제 성격과는 상관없이 자기관리도 못하는 게으른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비만 아이들은 일찍부터 사회적으로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 같다.

아이가 비만하게 되면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또한 나이가 들면서 고혈압, 당뇨병, 요통, 관절염, 심장병 등의 질병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부모들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아이의 건강관리를 위해서 운동을 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맞춤 운동을 알지 못하면 비만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암보다 비만을 치료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 비만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아직도 부모들 중에는 비만을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으로 생각하여 체중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아이들 본인은 친구들과 비교하여 자신의 체중이 조금 많으면 비만이라고 생각해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방은 옆구리(배), 대퇴부, 엉덩이 등의 활동이 많지 않는 곳에 축적되는데, 몸속에 지방이 많이 축적되면서 팔 다리의 둘레가 점차 커지고 체중도 늘어난다. 그렇지만 비만의 정확한 기준은 체중이 아니다. 비만이란 몸속에 기준 이상의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남자는 자기 체중의 25% 이상, 여자의 경우는 30%이상 지방이 축적되었을 때를 비만이라고 한다.

비만이 되면 팔, 다리의 둘레가 늘어나 힘이 좋을 것 같지만, 근육은 오히려 위축되고 줄어서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지치고 힘을 잘 쓸수가 없게 된다. 또한 비만한 사람은 심폐기능이 약해지고, 나이에 비해서 신진대사능력이 약화되어서 비교적 가벼운 일을 하면서도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비만 아이를 남들처럼 운동을 시켜서는 피로만 가중시키고 몸 속의 지방은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을 모르면 어렵게 운동을 시작하여도 얼마 지속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기 십상이다.

비만한 사람들의 경우는 저하된 심장기능과 줄어든 근육으로 늘어난 체중을 지탱하며 운동하기 때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체력수준을 먼저 평가하여 맞춤 운동을 해야 피로 없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고, 그래야 결국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비만 탈출은 몸 속에 쌓인 지방을 운동 에너지로 사용하는 운동의 강도를 찾아서 반복하는 맞춤운동이 필요하고 이것이 운동에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비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몸 생각’을 이해하고 주 5-6일 규칙적으로 맞춤 운동을 하면서 식사량을 함께 조절해야지 몸속에 쌓여 있는 지방을 점진적으로 감소시켜 나갈수 있다.

운동 초기에는 관절에 부담되는 체중으로 줄넘기, 계단 오르기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은 무릎 관절에 큰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신체기능이 약화되어 있는 초기에는 무릎에 체중 부담을 주지 않는 자전거 타기나 걷기 등의 가벼운 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또 지방을 줄이려고 한 번에 너무 긴 시간 운동하면 오히려 식욕을 자극해 식사량 증가를 불러오므로 운동 효과를 못 볼 수도 있다. 비만 탈출을 위해서는 운동 지속시간을 1시간이 넘지 않도록 조정하여 식욕을 자극하지 않도록 하고 운동도 편안하게 각자 개인의 몸 상태에 맞는 맞춤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을 알지 못하고 빨리 체중을 줄이려고 욕심만 내면 특히 아이들 비만 탈출은 실패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다. 다음은 심한 소아비만에서 탈출한 김영훈(가명)어린이의 실제 사례이다.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인 영훈이의 비만 탈출 과정을 보면, 처음 맞춤 운동을 시작할 때 아이는 키 154.3cm, 체중 68.7kg로 심한 비만 상태였다. 바디코어검사(몸상태 정밀 측정 검사)에서 신체조성을 살펴보면 체중은 68.7Kg인데 축적된 지방량이 31.2Kg로 체중의 45.4%를 지방이 차지하고 있다. 몸속에 축적되어 있는 지방량 중에 15.6Kg이나 줄여야 되는 고도비만이었다. 또한 대사기능과 유산소 운동능력은 체중에 비해서 40%이상 감소되어 있었으며, 다리는 자신의 체중을 왼쪽이 44%, 오른쪽이 64%정도 밖에 지탱할 수 없는 아주 약화된 다리 근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몸은 항상 피로하고, 앉아 있는데도 힘들어 잘 기대고 눕는다는 말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이러한 몸 상태가 되면 누구나 걷는 것을 싫어해서 걷기 운동도 어렵다. 걸어 다니는 시간이 조금 길어지면 다리 관절에 무리가 발생 할 수도 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방법으로 비만에서 벗어나고자 노력을 하였지만 계속 실패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최근에는 키 성장도가 1년에 4-5cm로 떨어져서 잘 자라지 않게 되자 찾아온 경우였다.

비만하면 성장기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보다 성숙이 2-3년 빨라지게 된다. 영훈이는 남자 아이지만 성숙이 빨라져서 벌써 급속 성장기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렇지만 실제 자라는 키가 1년에 4cm로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서 빨리 몸을 싱싱하게 만들어서 급속 성장기에 자라야 하는 1년 목표키인 8-10cm를 크게 해주어야 어른이 되었을 때 큰 키가 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늘어나는 체중을 1년에 7-8kg을 줄여 비만에서 벗어나고 신체 기능을 회복하여야 한다.

위 그래프에서 보면 처음 3개월 동안은 오히려 체중이 계속 늘어서 5kg이나 증가 하였고, 키는 1cm를 자라서 1년에 4cm를 자라는 종전의 성장 속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습관은 노력을 한다고 해서 금방 바뀌지 않는데도 욕심만 내면 안 된다. 신체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된 3개월 후부터 체중과 키 성장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바디코어검사 결과에 따라서 맞춤 운동과 식사 조절을 하면서 3개월까지는 늘기만 하던 체중이 멈추고 6개월 후에는 8kg이상 줄었다. 그러면서 키도 2.5cm를 자라서, 이제 비만 탈출의 교두보를 마련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다리와 허리의 근력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아서 일적인 활동이라 하더라도 관절에는 무리한 힘이 가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하게 하였다. 이 때 욕심을 내서 운동을 하면 관절이 나빠질 수 있다. 체중이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게 해주는 기구를 이용한 운동을 권해 주었고, 팔·다리 근력 운동과 자전거 타기 등으로 구성된 유산소 운동과 다리 관절을 강화하는 운동을 매일 20분씩 하게 하였다.

비만한 아이는 누구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줄넘기, 걷기 운동이나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기 전에 먼저 신체 기능 회복의 맞춤 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영훈이도 맞춤 운동을 한지 6개월이 지난 후에 “선생님, 저도 이제 잘 달릴 수 있어요.” 하고 웃으면서 말하였다. 맞춤 운동을 하면서 심한 피로감도 없어지고 운동하는 것이 힘들지 않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길이 아이의 배로 가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들은 배가 나오면 안 된다. 또 이미 배가 나온 비만한 아이는 그냥 운동부터 하면 안 된다. 아이를 비만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단기간에 체중 감량만 생각하지 말고 먼저 신체 기능을 회복할 수 있게 맞춤 운동을 실시하고, 서둘지 않고 꾸준하게 생활습관을 바꾸어나가는 노력이 있어야 성장도 유도하고 건강도 저축하는 ‘헬스테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성장센터 키네스 대표원장

김양수 박사의 '헬스테크'

① 60세 40대처럼? 신체 나이 젊게 만드는 방법
② 한 일도 없는데 오후면 지치고 늘어지는 당신, 진짜 이유는
③ 맞춤 운동 제대로 하려면 잠깐! 먼저 해야 할 일
④ 아이들 키 0.1cm 차이 의미를 알면 180cm도 쉽다
⑤ 벗어나기 힘든 비만, 성공 탈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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