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000년 유엔 특별총회] 평화 협상등 국제활동 참여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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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엔본부〓신중돈 특파원] 뉴욕 유엔본부에서 사흘째 계속된 '여성 2000 유엔특별총회' 는 7일(현지시간) 여성의 정치.경제적 활동의 불평등을 집중 조명했다.

1백80여개국 대표와 비정부기구(NGO)대표 등은 이날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평화협상에 여성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엔 여성개발기금(UNIFEM)이 내놓은 '2000년 세계 여성 발전'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세계 각국 여성들의 정치.경제적 지위는 전반적으로 향상됐지만 목표수준에는 크게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 평화협상 참여권〓분쟁과 참사의 최대 피해자는 어린이와 여성들이다.

분쟁 등의 재발을 막으려면 각종 평화협상에 여성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 문제에 관한 유엔 특별자문관인 안젤라 킹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상.신뢰회복 조치 등 모든 평화협상에 여성을 참여시켜야 한다" 고 주장했다.

유엔여성개발기금의 노엘린 헤이저 이사도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들이 평화협상 테이블에 참여하는데 평화를 유지하려 애써온 여성들이 평화협상 테이블에 참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고 말했다.

◇ 경제적 권한 강화〓 '여성 2000 경제적 권한 부여' 라는 포럼에 참가한 토론자들은 여성에 대한 부당한 임금차별.자신감 부족 등이 전세계 여성들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엔 여성 지위위원회 미국 대표인 린다 타 윌런은 "여성의 전폭적인 참여없이는 경제도 번영할 수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미국 노동부의 여성국 책임자인 이라세마 가저도 "세계 지도자들은 여성들이 능력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결국 모든 경제가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고 말했다.

이 포럼에서는 전세계 빈곤층의 70%를 여성이 차지하며, 남성이 1달러를 받을 때 여성은 평균 74센트를 받아 결국 연간 급여로 따지면 4천달러(4백40만원)를 덜 받는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 UNIFEM 보고서〓카이로 인구회의.코펜하겐 지속개발회의.베이징 여성회의 등 최근 10년동안의 주요 여성회의에서 제시한 기준을 근거로 UNIFEM이 설정한 기본적인 여성의 권리향상 목표치에 도달하거나 넘어선 나라는 덴마크.핀란드.독일.아이슬란드.네덜란드.노르웨이.남아프리카공화국.스웨덴 등 8개국에 불과했다.

UNIFEM이 설정한 기준은 국회의석 점유비율(30%).중등교육기관 남성 대비 등록비율(95~1백5%).유급고용자 중 여성비율(45~55%)의 세가지였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여성 교육수준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었으나 전반적인 여권지수는 78위를 기록,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했다.

여성 의석 점유율 3.7%(올 1월 기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최하위권이었으며, 여성 고용비율(39%)도 태국.필리핀.스리랑카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뒤져 39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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