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합병발표에 부정적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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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합병발표 직후 긍정적이던 정부의 입장은 곧 "진위파악에 나서겠다" 며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8일 오전까지만해도 합병 승인을 기정사실화하다가 김석기사장이 최대주주인 코리아캐피털의 내부자 거래의혹이 제기되고 김사장이 합병은행의 경영을 맡을 것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김석기사장은 능력은 출중하지만 법과 도덕사이에서 줄타기를 거듭, 검찰에 몇차례 고발되는 등 시장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 이라며 "엄격한 자질을 갖춰야할 은행장으로서는 자격미달" 이라고 말했다.

김사장은 이에 대해, "합병은행의 경영에 적극 참여하겠다" 며 "능력있는 사람이 경영을 맡는게 당연한 일" 이라고 반박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김사장이 합병은행의 은행장으로 취임하는 일은 막겠다는 내부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합병은행 탄생이 순탄치 못할 수도 있음을 예고했다.

특히 이날 합병발표전 중앙종금측이 금감위와 사전 상의도 없이 '정부가 후순위채 매입 및 유동성 지원 등 지원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흘린데 대해서는 몹씨 불쾌해했다는 후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합병을 막을 이유는 없지만 합병이 이뤄지면 자격요건.재무건전성 감독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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