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오닐 원맨쇼…레이커스, 페이서스 대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섀킬 오닐.

매직 존슨 이후 가장 강력한 카리스마로 LA 레이커스의 기둥을 떠맡은 오닐은 8일(한국시간)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미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골밑을 마음껏 유린하며 43득점.19리바운드를 기록, 팀을 대승(1백4 - 87)으로 이끌었다.

오닐은 31개의 야투 가운데 21개를 성공시키는 절정의 골감각을 과시했다. 전성기의 팀선배 카림 압둘 자바를 연상시키는 훅슛과 하이포스트 점프슛.레이업슛 등 센터가 할 수 있는 모든 득점 방법을 다 동원해 페이서스의 림을 두들겼다.

오닐은 1쿼터에 10득점하며 원맨쇼의 막을 올렸다. 레이커스는 오닐의 골밑 파워를 기반으로 일방적인 공세를 펼친 끝에 1쿼터에 33 - 18로 앞서며 기분좋게 출발했고 이후 한차례 동점조차 허용하지 않고 독주했다.

페이서스의 래리 버드 감독의 '빗나간 승부수' 가 오닐의 득점포에 불을 댕겼다. 버드 감독은 오닐에게 '어느 정도' 점수를 내주는 대신 나머지 포지션을 틀어막으려 했다. 그러나 오닐에게 대량 실점한 데다 코비 브라이언트(14득점).론 하퍼(12득점)의 슛도 막지 못했다.

공격도 낙제점이었다. 레지 밀러가 7득점, 제일런 로즈가 12득점에 그치는 등 '쌍포' 가 침묵했다. 가드 마크 잭슨(18득점)과 교체멤버인 오스틴 크로셔(16득점)가 사력을 다했지만 주포의 부진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레이커스의 유일한 위기는 3쿼터 종료 1분30여초를 남기고 71 - 69까지 쫓겼을 때였다. 페이서스는 데일 데이비스의 연속골로 2점차까지 접근했다. 그러나 브라이언트가 기다렸다는 듯 2연속골을 잡아내 75 - 69로 벌리자 '상황 끝' 이었다.

○…페이서스의 주포 밀러가 고향인 LA에서 생애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밀러는 이날 야투 16개를 단 1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으며 후반 3분이 지나도록 무득점이었다.

밀러의 유일한 야투는 레이업슛이며 시즌 최소득점을 기록했다. LA 인근 리버사이드에서 태어나 UCLA를 졸업한 밀러로서는 참을 수 없는 치욕. 밀러는 경기 후 "나 자신에 대해 분노한다" 고 말했다. 버드 감독은 "오늘은 밀러가 빨리 잊어야 할 오닐의 원맨쇼였다" 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는 앤서니 홉킨스.윌 스미스.아널드 슈워제네거.새뮤얼 애덤스 등 수많은 연애인들이 관중석을 찾았다. 레이커스는 NBA 최고 인기팀이며 할리우드가 있는 LA에 위치해 많은 연예인들을 팬으로 확보하고 있다.

허진석.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