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봉사단 해외 체험 인터넷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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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가정을 방문할 때마다 비참함을 느낀다. 진흙벽에 시궁창 냄새, 파리.모기가 들끓고 방안은 후끈한 열기, 20가구당 한 곳뿐인 공동화장실은 들어가기가 두렵다. 치열한 이곳의 삶은 나에게 많은 과제를 안긴다." <허국(28).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에서>

"새벽 다섯시 자명종이 울리면 아침을 맞는다. 숙소에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2시간이 걸려 도착한 학교에는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 학생들의 몸 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오후 5시쯤 수업을 마치고 나면 몸은 파김치가 된다. 그렇지만 내가 흘린 땀방울은 어디에선가 그 몇 배가 돼 쓰여지리라. " <이미화(22).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중앙일보가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등 7개 해외 원조단체들과 함께 파견한 국제NGO인턴/봉사단들이 지구촌에서 봉사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제NGO인턴/봉사단 홈페이지(http://NGO2000.joongang.co.kr)에는 이들 젊은이의 생생한 봉사체험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이국에서의 두려움과 변해가는 자신, 봉사의 기쁨 등 생생한 체험이 들어 있다.

후배 봉사자들에 대한 충고도 빠지지 않는다. 현재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봉사단원은 2차 파견단 50여명. 이들은 미국.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4개국 25개 NGO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해 8월 케냐 등 14개국에 갔던 1차 파견단 40명은 귀국했다.

봉사자들은 현지 NGO에서 숙식을 제공받고 평균 6개월간 한국어교육.지역사회개발.사무보조 등 활동을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언어 훈련도 받는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봉사에 쏟지만 대부분 그 보답이 더 크다고 적은 글도 많다.

"나는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낸다. 이 나라에 봉사하러 왔지만 실은 이곳 사람들이 나의 경험을 위해 봉사해주는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의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느끼며 매일 새로운 경험으로 크는 것 같다. 분명히 달라지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너무 기뻤다."

1차 봉사단으로 인도에서 활동했던 임은영(27)씨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한편 올 8월 미국.브라질 등 16개국에 파견할 3차 해외봉사단 80명을 14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 중이다.

홍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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