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 MBC프로서 방북 경험담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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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소설 '장길산' 의 작가 황석영(57)이 남북정상회담에 맞춰 자신의 북한 경험을 털어놓는다. 황석영씨는 지난 1989년 3월 방북을 시작으로 93년 4월까지 5차례나 북한을 다녀온 뒤 5년간 수감생활을 하고 98년 출감한 이른바 '방북작가' 다.

그가 MBC의 특별대담 프로에 나와 나름대로 보고 느꼈던 북한사회와 사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는다.

10일 밤 11시10분에 방송할 '방북작가 황석영이 본 북한' 을 통해서다. 대담자로는 'MBC '경제매거진' 을 진행하고 있는 박영선 앵커가 충남 예산군 덕치면 황씨 자택에서 7일 녹화했다.

황씨는 그동안 자신을 지칭해온 '방북작가' 라는 수식어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앞으로 '소설가 황석영' 으로 불리길 바란다" 는 말로 대담을 시작했다. 시종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총비서를 '두 정상' 으로 표현한 황씨는 "이번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진작부터 '느낌' 으로 알고 있었다" 고 말했다.

그동안 5차례 방북에서 김일성을 10차례나 만났다는 황씨는 김일성을 "대단히 통크고 여유있는 인물" 로 평했다. 그러나 김정일 총비서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89년 첫 방북의 이유에 대해 황씨는 "당시 군사정부가 북한을 핑계로 민주화운동을 탄압해 민간교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며 "북한의 진면목을 알리는 것이 군사정부가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못하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또한 황씨는 "첫 방북 때만 해도 북한이 그토록 궁핍해 보이지는 않았다" 며 "2년뒤 한 북한관리로부터 '올 한해(91년)가 전후 복구시절(53년)보다 더 어렵다' 는 말을 듣고서야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의 연관성에 대해 황씨는 "분단국가들의 통일과 화해를 이끈 주역들은 예외없이 노벨평화상을 탔다" 며 "만약 남북의 정상들이 함께 그 상을 수상하는 것도 좋을 것" 이라고 밝혔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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