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총장 특별 메시지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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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유엔사무총장으로서 본인은 한반도 전체의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확신하는 극적인 상황전개(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의 뜻을 표합니다.

한국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간의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내의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올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양 정상회담의 개최까지는 순탄하지만은 않았으며 앞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金대통령의 끈기와 추진력으로 이뤄진 햇볕정책의 소산이며, 수십년 동안의 상호불신을 극복한 金위원장의 슬기로운 대처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두 정상간 대화는 상호간에 불가능으로 비춰질 수도 있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든 용단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는 이번 회담이 긍정적이고 실질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실로 이는 오랜기간 지속돼온 분단국 체제하의 냉전상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며 상호 신뢰와 자신감 및 바람직한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상회담이 분단상태의 남북한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계기이자 한반도 내의 지속적인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세계 여론은 이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대립을 종식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위해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왔으며 유엔의 임무 역시 이를 강하게 지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유엔사무총장으로서 본인은 본인에게 주어진 역량 하에서 이를 강력히 지지할 것입니다.

평양 정상회담은 9월 중 유엔본부에서 개최되는 새 천년 정상회담(Millennium Summit)과 같은 해에 개최됩니다.

세계의 지도자들은 뉴욕에서 21세기 유엔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예정입니다.

본인은 역사적인 회담을 성사시킬 남북한 두 정상이 뉴욕회의에 함께 참석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인류는 급박하고 험난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도전들이 갈등과 빈곤.질병 등이었다면 현재는 세계화가 지구촌 가족 모두를 이끌어 나가는 확고한 원동력이라는 점입니다.

올해가 한반도 발전이 세계발전에 이바지하는 해가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합시다. 한민족 모두가 서로에게 가슴과 마음을 활짝 열도록 합시다.

상호간의 의지는 국가적으로나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임을 믿어 바라마지 않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며….

정리〓신중돈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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