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데스티네이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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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여름시장을 겨냥한 공포영화. 그러나 공포영화가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간담을 서늘케 하는 스릴은 다소 떨어진다.

어쩌다 비행기 추락사고를 모면한 사람들의 심리를 소재로 한 영화여서 누구나 이야기의 전개를 쉽게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 폭발사고를 암시하는 장치로 비행기 사고로 죽은 가수 존 덴버의 '로키 마운틴 하이' 를 이용한 아이디어도 진부하다. TV시리즈 'X파일' 의 제임스 윙이 연출을 맡았다.

뉴욕 에이브러햄 고등학교 학생인 앨릭스(데본 사와)는 친구들과 수학여행지인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 잠깐 조는 사이 앨릭스는 비행기가 폭발하는 악몽을 꾼다.

그가 허겁지겁 비행기에서 내리자 인솔교사와 친구 몇 명이 그를 달래려고 함께 내린다. 그들은 결국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는데 그 비행기는 앨릭스의 꿈대로 공중 폭발하고 만다.

이제 죽음은 살아남은 자의 차례다. 죽음을 모면한 뒤의 불안심리와 비행기사고로 잃은 동료에 대한 죄책감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이런 저런 사고에 휘말려 하나하나 죽어간다. 열차에 받쳐 목만 댕강 잘려나가기도 한다.

그러자 앨릭스와 친구들은 연쇄적인 죽음의 고리를 끊기로 결심한다. 심리적 불안을 털어버리기로 작정한다.

이 영화에는 운명이란 하늘의 뜻에 딸렸지만 상당부분 인간 스스로 열어가기도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원제 Final Destination.10일 개봉.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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