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경선] 여야 이탈표 막기 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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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회의장 후보인 이만섭(李萬燮.8선.민주당).서청원(徐淸源.5선.한나라당)의원은 의장 경선을 하루 앞둔 4일 치열한 득표전을 벌였다.

李의원은 당사에 나와 평소 친분있는 대구.경북지역과 연세대 후배의원 20여명에게 일일이 전화했다.

한나라당 C.L.K의원과 민국당 한승수(韓昇洙)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주 타깃이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날치기 처리를 부탁해도 절대 응하지 않겠다" 며 야당의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李의원은 무난한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과 자민련이 1백36석으로, 한나라당(1백33석)보다 3석 더 많다.

내부 이탈표가 없을 경우 민국당(2석).한국신당(1석).무소속(1석) 중 1석만 끌어들이면 과반(1백37표)득표를 할 수 있다.

그러나 50대의 패기를 앞세운 서청원 의원은 '의외의 결과' 가 있을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민주당.자민련 의원 중 개혁성향이 강한 초.재선의원들을 개별 접촉해 "국회가 거수기 노릇에 그쳐선 안된다" 고 강조했다. 부인까지 나섰다.

徐의원은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민주당 Y.S의원과 386세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을 겨냥해 "의장에 당선되면 즉각 당적을 떠나겠다" 는 공약도 내걸었다.

여야 지도부도 긴장하고 있다. 이번 의장 경선이 16대 국회의 기세싸움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서영훈 대표는 3일 "당내 이탈표 방지에 최선을 다하라" 고 지시했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자민련측과 얘기가 잘 됐다" 며 DJP 공조 복원을 자신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김종필 명예총재가 5일 자민련 의원총회에 참석해 李후보 지지의사를 간접 표명할 것" 이라고 예고했다.

한나라당도 4일 이회창 총재가 참석한 당5역회의에서 徐의원에 대한 거당적 지지를 다짐했다. 李총재는 지난 3일 徐의원과 조찬을 함께 한 뒤 전화로 의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양측의 상대방 흠집내기 작전도 펼쳐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이만섭 후보의 해바라기 행적' 이란 4쪽짜리 자료를 냈다.

이에 맞서 李의원은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풀려면 고도의 정치경험이 필요하다" 며 인물론을 앞세웠다.

이양수.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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