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소년대책, 가출 대책은 효과못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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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시 청소년보호 종합대책이 시행 6개월을 맞았다.

시가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내놓았던 이 대책은 새로운 개념의 문화센터 설립 등을 통해 중.고생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가출 청소년 대책 등 상당 부문에서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 겉도는 재활교육프로그램〓시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집중단속을 벌여 청소년을 고용했거나 청소년들에게 술을 판 유해업소 1천5백여곳을 적발했다.

그러나 정작 가출 청소년들을 다시 양지로 되돌려 보내는 비율은 낮다. 예산.인력 부족에다 치료.교육.취업을 아우르는 종합 관리시스템이 계획 단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출청소년(연간 12만여명 추산) 중 보호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10%에 그친다. 이마저도 전문재활프로그램이 없어 효과적인 관리를 못하고 있다.

서울시립 부녀보호소의 경우 6개월간 가출 여자청소년들에게 직업교육을 실시하지만 제과제빵.미용 등에 그쳐 1970.80년대보다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 지난해 이 과정을 마치고 취업한 청소년은 1명에 불과하다.

가출청소년 임시보호소 겸 상담센터역할을 하는 청소년 쉼터도 예산과 상담원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가출청소년 보호법을 제정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아쉽다" 고 말했다.

◇ 신나는 문화프로그램〓시는 청소년 정보문화센터인 '스스로넷' , 직업체험센터인 '하자' , 문화교류센터 '미지' 등 이름만으도 호기심을 끌 만한 센터들을 만들었다.

이들 센터에는 하루 평균 2백40여명이 찾아와 청소년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공원 등 외곽지역에 위치했던 청소년 시설들이 명동 등 도심으로 나온 점도 눈에 띈다. 군 시설을 이용한 청소년 서바이벌 게임장이나 병영체험도 청소년들의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홍보부족으로 이용하는 청소년층이 넓지 못한 점은 개선할 사항이다.

◇ 추가 계획〓시는 ▶불법업소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 ▶술을 주로 파는 '일반주점' 업종 신설 등을 보건복지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또 유흥업소 출입 청소년에 대해 사회봉사명령을 내릴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하철 4호선 사당역과 지하철 5호선 을지로4가역에 청소년 정보인터넷 프라자를 세운다. 방학 중 한강 도보순례, 청소년 오지배낭여행 등 행사도 준비 중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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