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걱정없는 실내 암벽 타보실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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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해, 뽀뽀해!” 지난 8일 저녁 고양어울림누리 실내 암벽장. 수강생들의 장난기에 암벽에 나란히 오르던 김득연(48·덕양구 내유동)·윤순희(47) 부부가 환하게 웃었다. ‘산(山)바람 난 부부’로 통하는 이들이 실내 암벽등반을 시작한 것은 5개월 전이다. 2년 넘게 해온 자연 암벽등반에 필요한 체력과 기술을 다지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실내 암벽등반의 매력에 푹 빠졌다. “암벽을 타고 오를 때 느끼는 짜릿함이 자연 암벽등반에 못지 않다”는 윤씨는 “퇴근한 남편과 함께 운동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귀띔했다.

발·다리 힘보다 균형감각이 중요

실내 암벽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자연 암벽 대신 실내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 근력 강화와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여성에게도 인기다. 이곳 수강생 60여 명 중 절반 정도가 여성이다.

“팔과 다리 힘이 강해야 할 것 같지만 그보다 몸의 균형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암벽등반 강사 차승기씨는 “유연하고 체중이 적은 여성에게 오히려 유리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암벽등반은 손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쓰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다. 허리를 비틀고 몸을 돌리는 동작이 많아 옆구리 살과 뱃살 빼는 데 효과적이다. 기구를 사용하지 않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유연성과 지구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수강한 지 4개월째”라는 주부 노명숙(43·덕양구 도내동)씨는 “늘 무겁던 어깨가 가뿐해지고 몸에 근육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선입견과는 달리 실내 암벽등반은 안전하다.“초급자(4.5×4.2m)·중급자(11×7.02m)·상급자(11×11.22m)용으로 나뉜 수준별 코스를 밟으면서 난이도를 점차 높여가면 부상 위험이 없다”는 게 차씨의 말이다. 바닥에 푹신푹신한 매트리스가 깔려 있어 추락하더라도 충격이 크지 않다. 엉덩이와 등이 먼저 닿도록 떨어지는 것이 부상 위험을 줄이는 요령이란다.

등반 코스는 홀더(손으로 잡거나 발을 디딜 수 있는 인공요철)의 크기나 모양을 고려해 다양하게 구성된다. 난이도가 높은 홀더는 크기가 작다. 홀더의 모양에 따라 운동 부위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곳 코스는 20여 가지. 자신의 수준에 맞춰 코스를 바꿀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 “마른 편이라 근력을 키우려고 시작했다”는 취업준비생 김민정(24·덕양구 화정동)씨는 “어떤 홀더를 선택할지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신경 쓰다보면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소개했다. 이어 “적절한 홀더를 찾아내려면 눈썰미가 요구된다”며“서두르지 않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암벽등반의 묘미는 스릴과 성취감이다. 일주일에 한 번 자연 암벽등반을 병행한다는 주부 김선옥(43·덕양구 화정동)씨는 “어려운 코스를 거쳐 정상에 올랐을 때의 쾌감을 잊지 못해 암벽을 다시 찾는다”고 말했다.

암벽화는 발에 꼭 맞게 신어야

실내 암벽등반엔 별도의 보호장구가 필요 없다. 암벽화와 초크가루 정도만 갖추면 된다. 암벽화는 자기 신발치수보다 작은 것으로 골라 맨발로 꽉 끼게 신어야 한다. 홀더를 딛고 이동할 때 발끝에 힘이 모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암벽화가 커 발이 헐렁하면 부상 위험이 있다. 암벽화는 초급용이 5만~7만원, 중급용은 1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초크가루는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2~3일 안전 교육과 기초 기술을 익히면 초보자도 쉽게 암벽에 오를 수 있다. 1개월 가량 배우면 추락 걱정 없이 이동이 가능하다. 3개월 이상 훈련하면 자연 암벽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사진설명]5개월 전부터 실내 암벽등반에 나서고 있는 김득연·윤순희 부부는 “암벽에 오를 때 짜릿하다”며 “부부가 함께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문의=031-960-0316

<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

<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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