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타점왕 KIA 김상현, 연봉도 ‘억대 담장’ 넘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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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고과 1위는 이적생=KIA와 SK의 연봉 고과 1위는 이적생들이다. 홈런·타점왕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김상현(29)은 KIA 타자 중 연봉 고과 1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 소속팀 LG와 연봉 5200만원에 계약했던 그는 역대 프로야구 타자 최고 연봉 인상률(종전은 두산 김현수가 2009년 기록한 200% 인상)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1억원 돌파는 물론이고 2억원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SK 투수 고과 1위 전병두는 올해 4500만원에서 167% 오른 1억2000만원에 이미 재계약을 마쳤다. 팀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인상률이다. 2008년 KIA에서 SK로 이적한 그는 올 시즌 8승4패8세이브·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하며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올라섰다.


◆KIA 우승 프리미엄=KIA 선수들은 12년 만의 우승 프리미엄을 한껏 누리고 있다. 고졸 신인 안치홍이 200% 인상된 6000만원에 재계약을 마쳤고, 사이드암 손영민도 4300만원에서 109.3% 오른 9000만원에 계약했다. 올해 연봉이 2억원으로 크게 삭감됐던 최희섭은 2008년 연봉이었던 3억5000만원 선에서 합의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시리즈 3연패에 실패한 SK도 순조롭게 연봉 협상을 진행 중이다. SK는 13일까지 재계약 대상자 48명 중 33명과 2010년 계약을 체결했다. 삭감을 통보받은 선수는 8명에 불과하다. SK 관계자는 “지난 2년보다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최고 시즌을 보낸 선수라면 사기 진작 차원에서라도 연봉을 올려준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심스러운 구단들=나머지 구단들은 1, 2위 팀의 잔치가 부담스럽다. 3위 두산은 투타 고과 1위인 임태훈·김현수의 2010년 연봉 산출에 고심하는 눈치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고배를 마신 상황. 하지만 둘 모두 탁월한 개인 성적과 높은 팀 공헌도를 보였기에 소폭 상승은 선수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LG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투타 고과 1위 봉중근·박용택은 인상 요인을 지녔다. 하지만 7위라는 초라한 팀 성적을 감안하면 ‘개인 성적대로’ 연봉을 책정하기는 힘들다. 롯데 역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선수들의 기대감은 치솟았지만 구단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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