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수, 외환위기 후 첫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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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회사 수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해마다 꾸준히 늘던 상장사 수가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 수는 모두 1780개다. 지난해 말(1799개 사)에 비해 19개 줄어든 것이다. 현재 올 연말까지 상장이 예정된 종목은 한국전력기술(14일 예정), 현대푸드시스템(17일 예정) 등 8개다. 올해 안에 상장 회사 수가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의 상장회사 수가 줄어든 건 1997년 1135개에서 이듬해 1079개사로 56개가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외환위기로 인해 65개 기업이 증시에서 퇴출됐다.

올해도 상장폐지된 종목 수가 95개로 늘어나면서 전체 상장사 수가 줄어들었다. 코스피시장(21개 종목)에 비해 코스닥시장(74개 종목)에서 상장사 퇴출이 줄을 이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재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폐지된 기업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가 올 2월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를 도입해 상장 요건을 깐깐하게 한 것도 퇴출기업이 늘어난 이유다. 상장폐지 기준을 모면한 상장사라도 심사를 거쳐 문제가 발견되면 걸러내는 제도다. 올 들어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 중 15개가 상장폐지됐다.

거래소는 이달 들어서도 에듀아크·제너비오믹스 등 네 곳을 추가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웃 일본에서도 상장기업이 감소했다. 최근 일본 언론들은 파산과 인수합병(M&A) 기업이 늘면서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퇴출되는 기업 수가 올해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7일 현재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수는 2335개로 지난해 말(2389개)에 비해 54개나 줄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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