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선진국은 수시로 영웅 만드는데 우리는 나올 만하면 뒷다리 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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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1세대의 대표적 최고경영자(CEO)로 장수하는 조현정(52·사진) 비트컴퓨터 회장. 1983년 인하대 3년 때 의료정보 소프트웨어(SW) 회사를 차린 그에게는 ‘대학생 창업 1호’ ‘벤처기업 1호’ 같은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수년간 연매출 200억원대 회사를 정중동(靜中動) 키워 온 그가 최근 다시 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험난하다는 SW 수출을 성사시키고, ‘외도’ 성격이 있는 쇼핑몰 부동산 개발로 대박을 터뜨린 것. 이달 초 카자흐스탄 정부와 체결한 578만 달러짜리 ‘통합 디지털병원 솔루션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9일 비트플렉스 2층 식당에서 만난 조 회장은 ‘영웅론’을 서두로 꺼냈다. “선진국은 도약을 위해 수시로 영웅을 만들어요. 우리는 영웅이 나올 만하면 뒷다리를 잡지요. 건국 대통령 이승만과 근대화를 이끈 박정희, 산업입국을 다진 이병철·정주영 모두 영웅입니다. 일부 부족한 점이 있겠지요. 하지만 일본은 잘못이 있어도 업적이 크면 영웅 대접을 합니다.” 그는 한국이 선진국 진입 코앞에서 멈칫거리는 까닭으로 영웅 푸대접을 들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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