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관리 해법 찾은 DJ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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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의 '선택적 제휴와 연대' 구상이 드러나고 있다.

여소야대 앙당구도를 타개하는 정국관리 방안이다.

9일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도 그런 구상에 따른 것이라고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金대통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의 대화정치를 축으로 사안에 따라 자민련.민국당 등과 선택적 제휴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회동은 金대통령이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여겼던 YS를 이런 틀 속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고 여권에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민주당은 YS를 향한 미소작전을 펼쳤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10일 "상도동계는 따로 만나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는 민주화 동지" 라고 말했다.

오는 17일 열릴 민추협 창립 16주년 행사도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화해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추협 모임은 회고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여권 일각에선 YS 차남 현철(賢哲)씨의 복권과 홍인길(洪仁吉)씨 석방 문제가 8.15 특사 형식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YS와의 화해를 과시하면서 영남의 반(反)DJ 정서를 희석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金대통령은 YS를 자주 만나고, 국가 원로로서 적절히 예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대의 양당구도에서 이회창 총재를 적절히 견제하기 위해 YS의 영향력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청와대는 金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의 회동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민주당 당직자는 "초당적 협력을 과시한다는 차원에서 두 분이 6월 남북 정상회담 전에 만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JP의 감정이 누그러지지 않은데다 16대 국회에서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인정하는 문제가 걸려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자민련에선 "원(院.국회 지도부)구성이 끝난 뒤나 가능할 것" 이라는 반응이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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