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력 '헤쳐모여'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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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다매체 다채널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방송인력들의 '헤쳐모이기' 가 한창이다.

최근 기존의 방송인력들이 많이 자리를 옮긴 곳은 인터넷 관련 벤처업체. 음악전문 케이블TV m.net의 본부장을 지낸 윤태옥씨가 증권정보 관련 업체인 팍스넷의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한 사업 초기 홍보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케이블TV업계 홍보담당자 출신인 Q채널의 심보미.OUN의 김현영.CTN의 김승희.대표방송의 최교숙.리빙TV의 박영만.재능스스로방송의 이경수 등이 인터넷업체로 전직했다.

업계내에서의 자리바꿈도 활발하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기업간 인수합병이 인력이동의 기폭제가 됐다.

현재 10개 지역방송국(SO)의 대주주로 이들을 통합관리하고 있는 조선무역 계열의 C&M은 방송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조은기(전 방송진흥원 연구원)씨를 상무로 영입한데 이어 현대방송의 이필원. 대교방송의 이정환.Q채널의 이호승.재능스스로방송의 김해길씨 등을 각각 기획.실무담당자로 스카우트했다.

영화와 엔터테인먼트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제일제당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조재구 국장과 KMTV의 김종진 부장을 각각 m.net의 신규사업담당 부사장과 부국장으로 끌어들여 막강한 전문가 라인을 구축했다.

Q채널의 편성전문가인 이문행씨도 여기에 합세했다.

지난 3일 15개의 케이블TV 신규채널이 발표되면서 기존업체에서 이곳으로의 이동도 만만찮다.

아리랑TV 출신인 가이드채널의 신기현씨와 결혼채널의 김현대.인터넷정보통신채널의 백승일씨 등이 대표적. 여기에다 내년 위성방송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함에 따라 위성방송사업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통신과 DSM도 기존 방송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려있는 상태다.

케이블TV를 중심으로 한 이런 방송가의 인력이동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공희정 과장은 "복수지역방송사업자(MSO) 등 거대사업체가 등장하는 등 방송산업의 구조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고 말한다.

그러나 IMF구제금융을 거치면서 업체들이 신규임용을 자제하다보니 한창 현장에서 뛰어야할 3~4년차의 젊은 인력이 태부족이어서 조만간 업체간 인력의 분균형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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