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연정 제의에 여 솔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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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국당 김윤환(金潤煥)대표대행이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에게 지난 1일 제안한 '일본식 연정(聯政)' 구상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민주당은 "제1당인 한나라당이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을 경우에나 생각해볼 방안" 이라면서도 구체적 언급은 자제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총선 민의로 표출된 양당체제를 부정하려는 것 아니냐" 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 민주당〓金대행의 구상을 민주당(1백15석).자민련(17석).민국당(2석).한국신당(1석).무소속(5석)이 힘을 합치자는 주장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1백40석으로 과반수(1백37석)를 확보하게 되는 것.

고위 관계자는 "연정 구성은 여권이 검토하는 다양한 시나리오 중 하나" 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金대통령과 金대행이 연정 구성과 관련해 공개되지 않은 깊숙한 얘기를 나누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金대행이 먼저 자민련.한국신당을 설득한다면 본격 검토할 수 있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단은 한나라당을 국정파트너로 삼을 생각임을 강조했다. 심 관계자는 2일 "다음달 남북정상회담 때까지 모든 정당과 대화.타협을 해나간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 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모든 것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달려있다" 고 설명했다.

◇ 한나라당〓 '반한나라 전선 구축' 으로 보고 경계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선 "金대통령이 여소야대의 양당체제를 깨뜨리기 위해 '1여다야' 구도를 그리고 있는 게 아니냐" 는 관측이 대두됐다.

동시에 "총선승리에 도취돼 DJ의 노련한 단수에 당했다" 며 강경대응론도 나왔다. 한나라당은 여야 총무회담에 교섭단체가 안되는 자민련을 끼워넣으려는 것이나, 국회 상임위 정원을 홀수로 만들어 소수정당에 캐스팅보트를 주자는 여당측 제안에도 다시 한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李총재 측근들은 "DJ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해도 쉽게 성공하지 못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 자민련〓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당직자들은 "자민련의 역할 공간이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연정 제의가 들어온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고 말했다.

이양수.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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