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특위 강기원 위원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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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각 분야에 여성들의 진출이 늘어나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부 신설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 2월 여성부 신설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표명후 준비 작업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성특위 강기원 위원장을 만났다.

▶요즘 중점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는 사업은.

- 지식기반 사회인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 하지만 정보화가 남성에게만 편중될 경우 오히려 남녀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성 대 남성의 비율이 1대4인 인터넷 사용 인구를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여성특위에서는 중.고등학교 여학생을 위한 과학 친화프로그램을 만들어 상반기 중 시범교육에 나설 계획이며,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는 여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언론에 보도된 이른바 '여풍(女風)' 대한 생각은.

- 여성의 지위에 대단한 변화라도 온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과민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여성의 지위 향상은 미미한 수준이다.

서울대에선 지난해까지 이.공대에 여학생이 없는 것은 당연시하면서 음.미대 등에서는 남녀비율 쿼터제를 실시해왔을 정도다.

여성고용 문제는 더 심각하며, 여성의 사회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지난 2년간 여성특위 활동의 가장 큰 성과라면.

- 무엇보다도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을 제정해 각 분야에 뿌리박힌 남녀 차별관행을 시정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지난해 직장의료보험조합내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10년 이상 승진하지 못한 5급 사무원 50명을 한꺼번에 승진시킨 예도 있었다.

올해는 직장내 성희롱을 최초로 시정조치 했다.

▶신설 예정인 여성부의 위상과 역할은 무엇인지.

- 그동안 미약했던 각 부처의 여성정책을 총괄하고 감시.조정하는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여성인력개발.가족형태 변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인 기능은 다음달 3일 공청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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