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노예' 인신매매 매년 1백만명…필리핀서 '여성·아동 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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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세계에서 연간 1백만명의 여성들과 아이들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성(性)노예 시장' 에서 매매되고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29일부터 31일까지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열리고 있는 '여성.아동 매춘밀매 근절을 위한 아시아지역 회의' 에 참석 중인 미국측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 이같이 밝히고 "성 노예시장으로 밀매되는 여성과 아동들의 숫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고 전했다.

"때문에 여성.아동 매춘밀매 범죄조직들이 마약과 총기 다음으로 여성.아동 밀매를 세번째 이익 수단으로 삼고 있다" 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타임스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의 여성.아동 밀매가 극심해 매년 25만명이 1인당 6천달러에서 최고 1만달러까지 '거래' 되고 있다는 것. 동남아 여성.아동들은 일본과 호주 등지로 밀매되고 있으며, 중국인 중개상들이 석달 간격으로 수천명씩의 밀매를 알선하고 있다.

여성.아동들은 범죄조직에 의해 위조된 여권이나 학생비자를 발급받아 매춘밀매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또 옛소련 연방의 국가 출신 여성.아동 밀매거래 숫자도 매년 15만명에서 20만명에 이른다. 이들 동유럽 출신 여성들의 '몸값' 은 아시아 지역 여성들보다 높아 1만5천달러에서 3만달러에 이르며, 매년 약 5만명이 미국으로 밀매되고 있다. 타임스는 여성.아동 매춘밀매 산업의 연간 매출액을 약 60억달러로 추산했다.

마닐라 회의에 참석 중인 미 국무부의 랠프 보이스 동아태 담당 국장은 "섹스산업은 자본투자가 그리 많이 들지 않고 검거되거나 처벌될 위험성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밀매업자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산업" 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29일 마닐라회의 연설에서 '성 밀매와의 전쟁' 을 선언했다. 그녀는 "여성.아동 매춘밀매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늘고 있는 범죄산업 중 하나" 라며 세계 각국이 성 밀매 근절에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정선구 기자

[여성·아동 매춘 밀매 현황]

▶시장 규모 : 연간 60억달러

▶밀매 여성.아동 규모 : 연간 1백만명(동남아 25만명, 옛소련 연방 20만명)

▶밀매대상 여성.아동 단가 : 1인당 아시아권 6천~1만, 유럽권 1만5천~3만달러

<자료〓더 타임스>

[매춘 어린이 현황]

▶필리핀 65만명

▶인도 미국 30만명

▶중국 태국 20만명

▶대만 6만명

▶파키스탄 4만명

<자료〓국제아동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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