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동아대 재입학 72세 김병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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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둘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라는 추억을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싶어요."

못다한 학업을 마치기 위해 13일 동아대에 재입학한 경북교육위원회 전 의장 김병관(72.사진)씨.

1954년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던 김씨는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등록금이 없어 1956년 학교를 떠났다가 48년 만에 캠퍼스로 돌아왔다. 공대 캠퍼스는 대신동에서 사하구 하단동으로 옮겼고, 함께 공부했던 선.후배 중 상당수는 고인이 됐다. 휴학한 김씨는 대선조선 등에서 엔지니어로 명성을 날리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돈이 모이자 교육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1981년 '향산장학회'를 설립해 해마다 포항지역 중.고생 50여명에게 1500만원 가량을 주고 있다. 1983년과 1986년에는 포항중앙고와 포항중앙여고를 설립, 후진 양성에 힘썼다. 그러나 그의 가슴엔 대학 졸업장을 받지못한 것이 한으로 남아 있었다.

지난해 이화여대를 재입학한 60~70대 할머니의 소식을 접하고 동아대에 재입학 가능성을 문의, 올 2학기에 등록을 할 수 있었다.

포항에서 승용차로 등교하게 되는 김씨는 "배우는데는 나이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며 "열심히 공부해 졸업장을 받겠다"고 다짐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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