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화 제작사'벤처 초등생'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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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세계 어린이들이 제가 만든 만화영화를 볼 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렙니다."

수출용 3차원 애니메이션영화 '포크의 모험'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초등생 손형규(孫亨圭.12.대구 시지초교6.사진)군.

孫군은 컴퓨터그래픽 솜씨가 뛰어나 영화제작사인 대구 매직웍스 이창근(李昌根.30)감독의 눈에 띄어 지난해 12월 팀원으로 발탁됐다.

'포크의 모험' 은 인간을 지옥의 전사로 만들려는 악마들의 음모에 대항해 싸우는 어린 포크의 모험을 그린 영화.

孫군은 이 영화의 타이틀 로고 제작을 맡고 있다.

학교 수업이 끝난 뒤 오후 4~5시쯤 제작실에 와서 오후 9시30분까지 일한다.

李감독은 "그래픽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고 작품의 비례감각도 뛰어나다" 며 "영화의 첫 부분인 타이틀 제작을 잘 해내고 있다" 고 말했다.

孫군은 인터넷 검색수준도 뛰어나 함께 일하는 형.누나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곧잘 찾아주기도 한다.

또 영화 주인공 포크와 같은 나이인데다 영화 관객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해 제작진의 보배같은 존재다.

李감독은 대구의 한 컴퓨터그래픽 학원에 들렀다가 孫군의 작품을 보고 반해 끌어 왔다.

孫군은 초등교 2학년때부터 아버지에게서 컴퓨터를 배웠다.

그러다 컴퓨터그래픽을 접한 뒤 학원에서 푹 빠지게 됐다.

孫군은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같은 만화영화 감독이 되는 게 꿈" 이라며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그래픽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고 말했다''

아버지 병철(炳喆.41.경북 경산여고 교사)씨는 "그래픽을 배우기 시작한 뒤로 목표와 꿈을 갖고 공부 등 다른 생활도 성실해졌다" 며 "희망대로 적극 후원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매직웍스도 孫군을 감독으로서의 시각을 갖춘 컴퓨터 애니메이터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편 孫군은 자신의 컴퓨터그래픽을 담은 개인 홈페이지를 조만간 인터넷에 올릴 예정이다.

대구〓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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