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는 전문대 정책…세부 전공별 모집 금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교육부가 1998학년도부터 허용해왔던 전문대의 세부 전공별 신입생 모집을 2001학년도부터 금지하겠다고 나서자 전문대들이 "대학 자율에 역행하는 처사" 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9일 "학과.계열별 모집만 허용한다" 는 내용의 2001학년도 전문대 입시계획을 확정, 각 대학에 통보했다.

세부 전공별 모집이란 식품영양학과의 경우 식품영양 전공(40명).식품조리 전공(40명)등으로 구분해 선발하는 모집 방식으로, 처음부터 특성화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2000학년도 입시에서 세부 전공별로 모집한 전문대는 전체 1백58개대 가운데 24개대(99학년도 15개대), 계열별.전공별로 혼합 모집한 전문대는 10개대. 이들 전문대가 교육부의 이번 지침으로 내년부터는 세부 전공별로 모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교육부 전문대지원과 노승회(盧承會)과장은 "전공별 모집 금지는 고등교육법시행령의 '모집단위는 복수의 학과와 학부로 함을 원칙으로 한다' 는 조항 때문" 이라고 밝혔다.

98, 99, 2000학년도까지 세부 전공별 모집을 허용하던 교육부가 갑자기 2001학년도부터 엄격하게 법 적용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전문대들은 "학과별 모집(2000학년도 65개대)이나 계열별 모집(2000학년도 59개대)을 할 경우 1학기 동안 전공 탐색기간을 거쳐 세부 전공을 선택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기간(2년)동안 효율적인 교육과 취업준비가 불가능하다" 고 주장했다.

특히 전문대생들은 마지막 학기엔 자격증 취득 등에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학과.계열별로 학생을 뽑아서는 실제 교육기간이 1년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K전문대 한 교수는 "모집단위를 복수 학과로 규정한 조항대로라면 학과별 모집도 불가능한데, 교육부는 무조건 법령을 따르라고 요구하고 있다" 며 "갈수록 세분화하는 전문분야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세부 전공별 모집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한국전문대교육협의회 서세현(徐世鉉)사무총장은 "전공.계열.학과별 선발방식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 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