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화장품업계 3위 더페이스샵을 인수키로 하면서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화장품 업계 양강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LG생활건강은 24일 더페이스샵 최대주주인 어피니티 코리아와 창업주 정운호 회장으로부터 총 4200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고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확보한 지분은 어피니티코리아의 페이퍼컴퍼니인 '쉐퍼드'의 지분 70.2%(3485억원)과 정 회장 지분 19.8%(715억원)을 합쳐 더페이스샵 전체 주식의 90%(약 193만주)이다. 총 인수대금은 4200억원이지만 더페이스샵의 사내유보금 700억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최종 인수 대금은 쉐퍼드 2785억원, 정운호 회장 715억원 등 총 3500억원이다.
LG생활건강은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소비 양극화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중저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LG생활건강은 현재 생활용품에 집중되어 있는 사업군을 화장품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생활용품군과 화장품군의 매출액은 각각 8260억원(60.7%), 5341억원(39.3%) 이었다. 더페이스샵의 지난해 매출이 약 235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매출은 약 800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1조5313억원)과 총 매출과 영업이익에서는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화장품 사업군에서는 격차를 더욱 좁히게 된다.
이미 LG생활건강은 고가 화장품 시장에 기반을 다졌고,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더페이스샵 인수를 통해 화장품 중저가 시장에 효율적으로 진입하고 일본 및 대만, 홍콩 등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한 더페이스샵의 시너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더페이스샵의 해외 인프라와 기존 LG생활건강의 관련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향후 해외 시장에서의 큰 성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인수로 아모레퍼시픽과 순위 경쟁이 볼만하게 됐다"면서 "3~4위권 업체인 코리아나·한국화장품과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화장품 업계는 양강 구도가 더욱 확고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재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