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1000년간 최고의 지도자 사카모토 료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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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인들은 메이지(明治)유신 직전의 지사(志士)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를 지난 1천년간의 정치지도자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사히(朝日)신문이 12일 '지난 1천년간의 정치지도자' 에 대한 인기투표를 집계한 결과 사카모토는 7천8백여표가운데 1천4백57표를 얻었다.

막말(幕末) 일류 검객이기도 했던 사카모토는 사쓰마(薩摩)번과 죠슈(長州)번의 동맹, 도쿠가와(德川)막번의 정권 포기선언 등의 업적을 남겼으나 33세에 암살됐다.

2위는 2백60년간에 걸친 에도(江戶)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3위는 전국시대의 통일을 이룬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가 차지했다. 같은 전국시대 인물로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6위였다.

4위는 자민당 내에 1백50명이 넘는 파벌을 구축해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일본열도 개조론을 주창한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전 총리가 뽑혔다.

고등소학교(전문학교) 출신의 다나카는 '서민 재상' 으로 인기를 모았으나 '록히드 사건' 으로 일본 금권정치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5위는 '패전 일본의 재건노선을 경무장과 경제 중시에서 찾아 '전후 부흥의 기초를 다진 요시다 시게루(吉田茂)전 총리. ' 다나카.요시다가 상위에 오른 것은 강력한 리더십 때문으로 보인다.

이밖에 교육가.사상가인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와 정한론(征韓論)을 펼친 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 안중근(安重根)의사에게 피살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등 메이지시대 인물 3명이 7, 8, 10위를 기록했다.

2차세계대전 전후에 걸쳐 여성 참정권 운동을 벌여 여권(女權)신장에 기여한 이치카와 후사에(市川房枝)는 9위로,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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