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일자리 더 안늘고 생산량 뚝 떨어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사상 유례없는 장기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경제에 최근 주목할 만한 신호들이 나타났다.

노동부 등 미 정부 부처가 최근 발표한 일련의 경제지표가 대부분 미국경제의 '약 (weakening)' 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표들은 미국경제가 연착륙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만큼 대단한 의미를 지닌 것도 아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6일 이같이 보도하고 앞으로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새로 생긴 일자리는 4만3천개로 1월(38만4천개)의 11.2%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였다. 실업률은 4.1%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1월(4%)에 비해선 0.1%포인트 높아졌다. 유휴 노동력이 1월(9백90만명)보다 2.4% 많은 1천20만명으로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실업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임금인상률(0.3%)은 1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노동시장의 구인난이 완화되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기업의 생산량이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폭(1.1%)으로 떨어졌고, 전자제품 생산량은 2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12.9%란 큰 폭으로 줄어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월중 주택 매매량도 4.2% 줄어들었다. 곳곳에서 경기진정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통계는 매월 달라질 수 있다" 며 "미국경제는 아직 성장세에 있다" 고 말한다. FRB도 여전히 물가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와 관련, "미국 소비자의 지속적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심리가 관건" 이라고 말했다. 경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오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