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의 리더십 다이어리』 펴낸 윤종성 준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5면

현역 장군이 책을 냈다. 체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집이나 전공을 살린 군사학 서적이 아니다. 참고문헌만 50종이 훌쩍 넘는, 제대로 된 리더십 이론서 『장군의 리더십 다이어리』(명진출판)다. 주인공은 윤종성(51·사진) 준장. 현재 우리 군의 경찰청장이라 할 수 있는 국방부 조사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가 리더십 연구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10년 전이라 했다. “군 생활기간 중 각급 지휘관들이 눈앞의 목표 달성에만 급급한 것을 보고 리더십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석사(동국대)· 박사(명지대) 논문의 주제가 모두 리더십이 됐다. 그러고는 공부한 것을 나름대로 정리해 매일 밤 한 시간 정도, 그리고 주말을 온통 바쳐가며 자료 조사와 집필에 매달렸다.

그렇게 해서 3년 만에 개인 차원과 조직차원의 리더십 원리를 7가지로 정리해냈다. 성품· 의지· 능력과 비전·가치· 전략· 과제가 그것이다. 여기에 리더십 하면 떠오르는 역사상 명장들은 물론 정치지도자까지 다양한 사례를 곁들인 실행방안을 제시한 이 책은 실용적이기도 하다.

그런데 연구 결론이 독특하다. 리더십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라 정의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리더십의 목적은 “조직 구성원의 행복을 제공하는 것”이라니 말이다.

“리더십하면 조직의 효율을 우선 목표로 떠올리지만 리더십의 진정한 사명은 구성원의 행복입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라면 국민의 행복을 증진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 발휘인 것과 마찬가집니다.”

그런 윤 장군에게 책에 실린 미국 남북전쟁의 영웅 그랜트 장군 사례를 물었다. 그랜트 장군은 개인적 흠결이 있음에도 “약점 없는 사람보다 능력 없는 사람이 문제”라는 링컨 대통령의 지원으로 중용된 인물이다.

윤 장군은 “지도자는 인간적 모범을 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책에도 ‘성품’을 첫 머리에 놓은 것이고요. 능력과 성품 중 하나를 택하라면 당연히 후자죠.”

역사인물 중 바람직한 지도자를 묻자 개인적으로 덩샤오핑과 드골을 꼽았다. 덩샤오핑은 정치적 시련을 딛고 13억 중국인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토대를 마련했고, 드골은 ‘위대한 프랑스’란 비전을 제시했고 권력에 연연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이번 책은 ‘중간결산’이라며 동서양의 탁월한 지도자를 심층 분석한 책을 준비 중이라는 이 ‘공부하는 장군’이 듬직해 보였다.

글=김성희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