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데 98은 A로 빵 따내는 것이 두텁고 시원하지 않을까. 103도 선수로 듣고 귀찮지 않은가. 맞는 말이다. 하지만 98로도 ‘참고도 2’에서 보듯 흑이 움직이는 수가 없다면 A보다는 98이 집으로 유리하다. 집에 민감하다는 것, 그것은 때로는 약점이 되고 때로는 장점이 된다. ‘집(실리)’이란 존재 자체가 ‘돈’과 마찬가지로 두 얼굴을 갖고 있다. 너무 밝히면 엷어지고 너무 외면하면 허세만 남아 바둑을 지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98은 평범하지만 집의 맥을 정확히 짚은 수였다(이 판은 98로 인해 막판 대파란이 일어나게 된다). 손 뺐기 때문에 99의 쓰라린 한 수를 당했고 102, 106의 도주도 황망하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