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충청표 자신감…新黨바람 어부지리 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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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선거판이 2여1야에서 1여3야 구도로 바뀐 것은 한 때 고사(枯死)상태에 빠졌던 자민련에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선거환경이다.

당 선거기획 당직자는 25일 "한나라당과 반 DJ 선명야당 경쟁을 하겠다" 고 했다.

한나라당이 독점하다시피 한 '반 DJ 표밭' 을 자민련의 야당화로 잠식하겠다는 것이다.

◇ JP와 이인제의 이해 일치〓충청권에서는 이인제 민주당 선대위원장의 논산-금산 출마가 결과적으로 김종필(金鍾泌.JP)자민련 명예총재에게 불리하지 않은 국면을 조성해주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 전체에 걸쳐 만만치 않은 강세를 보였던 한나라당이 민주당-자민련 전선(戰線) 형성으로 화제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JP의 측근은 "李위원장의 출마는 본인의 차기 대선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측면 외에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세력을 약화시키겠다는 민주당의 전략적 계산이 함께 깔린 선택" 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민련으로서도 특히 충북과 대전지역에서 한나라당세를 꺾는 것이 중요하다" 며 "자민련-한나라당 대결보다 자민련-민주당 대결구도가 유리하다" 고 털어놨다.

JP는 충청권 지원유세에서 의도적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이인제 위원장을 매섭게 공격할 것이라고 한다.

민주당을 공격하면서 한나라당 지지표를 잠식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전략이 먹힐 것이라는 계산이다.

◇ 야당 표 분산 효과〓신당이 뜨고 자민련의 야당성이 입증되면 지역기반이 약한 이회창 총재의 한나라당이 가장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으로 간주됐던 영남권과 상당수 충청권 출신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하려 한다.

실제로 수도권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공천자들은 "자민련이 진짜 야당하는 거냐" 고 걱정을 많이 한다. 야당 성향의 표가 일부 자민련쪽으로 빠져 나갈 것을 우려해서다.

자민련은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한표라도 더 얻어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 의석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 한다. 한나라당을 선명야당의 경쟁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이날 창당을 선언한 신당에 대해서도 별로 비판하지 않았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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