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진단] 돈 우량은행으로 몰린다…보험사는 어떤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지금 보험사들의 생존경쟁도 위험수위다.

오는 4월 부가보험료 자율화가 이미 예고되고 있는데다 CM(사이버 마케팅).TM(텔레폰 마케팅).DBM(데이터베이스 마케팅) 및 인터넷 포털사이트와의 제휴마케팅 등 판매채널 다양화 경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보험사 설립요건 완화로 자동차.상해보험 등 특정분야의 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미니 보험사' 의 등장도 예고되고 있다.

고객으로선 다양한 보험상품을 싸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 셈이지만 보험업계로서는 지각변동의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상위 보험사에 실적이 몰리면서 하위권 보험사가 경영악화에 시달릴 조짐이다.

생보사의 경우 삼성.교보.대한생명 등 '빅3' 의 시장 점유율이 80%를 육박할 정도다.

손보사쪽에선 지난해 4~12월 삼성(26%).현대(13.7%).동부(13.3%).LG(12.4%)화재의 시장 점유율이 전년보다 0.2~0.7%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요율 자유화는 우량.비(非)우량 보험사의 격차를 더 심화시킬 것" 이라며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깎아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계약자를 끌어들일 공산이 크다" 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보험사들은 위기극복을 위한 전략 마련에 부산하다.

신동아.대한.국제.쌍용.제일화재 등 손보 5사는 사업비 절감과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보상망 공동이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생보업계에선 삼성.교보.대한생명에 이은 4~5위권 진입을 통해 경쟁기반을 강화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조선생명의 합병으로 3월 새로 출범하는 현대생명과 4월 태평양.동아.국민생명을 각각 흡수한 동양.금호.SK생명이 새 영업체제를 갖추고 경쟁대열에 뛰어들 예정이다.

지금의 위기가 보험사 구조혁신의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의 김기홍 부원장보는 "몸집이 가벼운 회사일수록 상황에 걸맞은 특화전략을 펴기 쉽다" 며 "리젠트 퍼시픽에 넘어간 해동화재가 온라인 전문보험사로 변신하겠다는 결정도 눈여겨봐야 할 것" 이라고 진단했다.

허의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