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공천전야 표정] 한영수 '무소속 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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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1일 자민련 마포당사 3층 조직국.

공천 과정에서 비교적 충돌이 적었던 자민련이 민감한 충청권 지역 공천자를 속속 내정하면서 탈락 예상자들의 저항이 과격해졌다.

조영재(趙永載.대전유성)의원 지지당원 1백여명이 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일부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들어가 사무처 직원들과 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옷이 찢어지고 상처를 입었다.

趙의원은 기자실에서 마이크를 잡고 "사무처 책임자(金顯煜사무총장)가 여론조사를 조작해 나를 탈락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고 주장했다.

◇ 중진 대거 탈락〓한영수(韓英洙).김종호(金宗鎬).박준병(朴俊炳)부총재가 무더기로 탈락했다.

당내에선 1995년 자민련 탄생(소속 의원 9명) 때 당시 신민당(소속 의원 11명)을 이끌고 당대당 통합을 성사시켰던 韓부총재에 대한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특히 98년 한나라당 중진으로 자민련에 입당해 힘을 실어줬던 金부총재의 낙마 결정에는 당 수뇌부의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필(金鍾泌.JP)諮뮨記玲?이한동(李漢東)총재는 일요일인 20일 金부총재와 또다른 탈락 예상자인 김고성(金高盛)의원을 불러 '위로 골프' 를 했다고 한다.

韓부총재는 "무소속 출마 불사" 입장을 밝혔으며, 당의 청주흥덕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金부총재는 거절하고 있다.

탈락 이유에 대해 당에서는 자체 실시한 수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를 들었다.

JP는 일찍부터 "공천과정에 개입하지 않겠다" 고 천명했고, 李총재도 "충청도는 내가 손댈 수 없다" 고 했다는 것이다.

◇ 2차 명단 발표 연기〓공천심사위는 이날 아침 충청권 대부분 지역을 내정해 JP로부터 "李총재의 재가를 받아 오늘 발표하라" 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李총재는 "한나라당 공천 파문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탈락자들의 반발로) 내일 중앙당 후원회가 차질을 빚어선 안된다" 고 연기를 결정.

탈락 예상자들은 뒤집을 수 있는 말미가 생겼다며 한숨을 쉬었고, 어렵게 공천권에 진입한 사람들은 또 한번의 변화 가능성에 초조한 기색이었다.

대전동구에 신청했던 최환(崔桓)전 대전고검장이 대덕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유탄을 맞게 된 이인구(李麟求)의원이 뒤집기에 나섰다.

천안갑구에 신청한 전용학(田溶鶴)전 SBS 국제부장은 막판 반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탈락 가능성이 커진 이상만(李相晩.아산)의원은 경쟁자인 원철희(元喆喜)전 농협중앙회장을 겨냥해 "재직 당시 비자금 조성 문제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어떻게 공천할 수 있느냐" 고 비난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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