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예술 슬램덩크. 농구팬들은 슬램덩크를 가장 화려한 테크닉으로 꼽는다.
골대가 무너져내릴듯 강렬하게 폭발하는 슬램덩크를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농구교본의 설명에 따르면 슬램덩크는 '강한 힘으로 볼을 바스켓 위에서 아래로 내려꽂아 득점하는 기술' 로 돼 있다.
단지 2점이 주어질 뿐이지만 팬들은 열광한다.
도대체 슬램덩크란 무엇일까.
▶슬램덩크의 위력.
슬램덩크를 성공시키면 상대팀의 사기가 떨어진다고 한다.
실제로 대표팀 센터의 신장이 1m90㎝에 불과했을 때 한국 선수들은 중국의 2m대 센터들이 몸을 풀면서 덩크슛을 꽂으면 기가 질리竪?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덩크슛 구경을 자주 못했다.
미군들과 연습경기를 할 때나 간혹 덩크슛을 볼 수 있었다.
1980년대 한기범.김유택 같은 장신센터가 출현, 실전에서 덩크슛을 구사하면서 슬램덩크의 심리적 효과는 줄어들었다.
'최근엔 "슬램덩크 많이 하는 팀치고 이기는 경우를 못봤다" 고 비웃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슬램덩크는 누가 언제부터 구사했을까.
제임스 네이스미스 박사가 농구를 창안할 당시의 규칙.기술서에 슬램덩크란 용어는 없었다.
그러나 아마도 농구가 탄생한 후 그리 오래지 않아 선수들은 슬램덩크를 시도했을 것이다.
다큐멘터리 필름을 보면 1910~20년대에 이미 덩크슛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슬램덩크가 중요한 득점기술로 대두된 것은 미국 프로농구 창설 이후의 일이다.
슬램덩크를 고난도의 예술로 승화시키고 이 기술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은 최초의 '아티스트' 는 줄리어스 어빙이다.
'스카이 워커' 로 불릴 만큼 체공력이 대단했던 어빙은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의 우상이기도 했다.
▶슬램덩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점프력이 강해야 한다.
손목이 림 위로 올라갈 정도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점프의 높이를 결정하는 것은 근력. 한국체육과학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점프에 필요한 힘은
허리와 엉덩이 부분에서 40%, 발목에서 35%, 무릎에서 25%를 제공한다.
'오리 엉덩이' 를 가진 흑인들의 점프가 높은 이유가 여기 있다.
체공시간은 러닝점프가 0.8~1.2초, 스탠딩 점프의 경우 0.4~0.8초에 불과하다.
조던의 러닝점프는 1.2m정도, 체공시간은 1초 남짓이다.
조던의 체공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점프의 거리가 길고 점프 후 이뤄지는 동작이 많아서다.
▶국내 선수의 슬램덩크가 어려운 이유.
국내 선수에게 왜 슬램덩크가 어려우냐고 물어보면 의외로 "손이 작아서" 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1m80㎝대의 외국선수들이 쉽게 덩크슛을 하는 것은 손이 커서다.
림 위로 손만 올라가면 한손에 움켜쥔 볼을 림 안에 꽂을 수 있다.
그래서 한국선수에겐 오히려 투핸드 덩크가 쉽다.
▶한국의 원조 슬램덩커는.
84년 농구대잔치에서 삼성의 센터 조동우가 산업은행전에서 원핸드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같은 해 국민대의 김성욱이 역시 산업은행전에서 덩크슛을 터뜨린 기록이 있다.
허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