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쾌한 슬램덩크…NBA 어빙이 기술 개척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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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찰나의 예술 슬램덩크. 농구팬들은 슬램덩크를 가장 화려한 테크닉으로 꼽는다.

골대가 무너져내릴듯 강렬하게 폭발하는 슬램덩크를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농구교본의 설명에 따르면 슬램덩크는 '강한 힘으로 볼을 바스켓 위에서 아래로 내려꽂아 득점하는 기술' 로 돼 있다.

단지 2점이 주어질 뿐이지만 팬들은 열광한다.

도대체 슬램덩크란 무엇일까.

▶슬램덩크의 위력.

슬램덩크를 성공시키면 상대팀의 사기가 떨어진다고 한다.

실제로 대표팀 센터의 신장이 1m90㎝에 불과했을 때 한국 선수들은 중국의 2m대 센터들이 몸을 풀면서 덩크슛을 꽂으면 기가 질리竪?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덩크슛 구경을 자주 못했다.

미군들과 연습경기를 할 때나 간혹 덩크슛을 볼 수 있었다.

1980년대 한기범.김유택 같은 장신센터가 출현, 실전에서 덩크슛을 구사하면서 슬램덩크의 심리적 효과는 줄어들었다.

'최근엔 "슬램덩크 많이 하는 팀치고 이기는 경우를 못봤다" 고 비웃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슬램덩크는 누가 언제부터 구사했을까.

제임스 네이스미스 박사가 농구를 창안할 당시의 규칙.기술서에 슬램덩크란 용어는 없었다.

그러나 아마도 농구가 탄생한 후 그리 오래지 않아 선수들은 슬램덩크를 시도했을 것이다.

다큐멘터리 필름을 보면 1910~20년대에 이미 덩크슛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슬램덩크가 중요한 득점기술로 대두된 것은 미국 프로농구 창설 이후의 일이다.

슬램덩크를 고난도의 예술로 승화시키고 이 기술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은 최초의 '아티스트' 는 줄리어스 어빙이다.

'스카이 워커' 로 불릴 만큼 체공력이 대단했던 어빙은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의 우상이기도 했다.

▶슬램덩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점프력이 강해야 한다.

손목이 림 위로 올라갈 정도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점프의 높이를 결정하는 것은 근력. 한국체육과학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점프에 필요한 힘은

허리와 엉덩이 부분에서 40%, 발목에서 35%, 무릎에서 25%를 제공한다.

'오리 엉덩이' 를 가진 흑인들의 점프가 높은 이유가 여기 있다.

체공시간은 러닝점프가 0.8~1.2초, 스탠딩 점프의 경우 0.4~0.8초에 불과하다.

조던의 러닝점프는 1.2m정도, 체공시간은 1초 남짓이다.

조던의 체공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점프의 거리가 길고 점프 후 이뤄지는 동작이 많아서다.

▶국내 선수의 슬램덩크가 어려운 이유.

국내 선수에게 왜 슬램덩크가 어려우냐고 물어보면 의외로 "손이 작아서" 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1m80㎝대의 외국선수들이 쉽게 덩크슛을 하는 것은 손이 커서다.

림 위로 손만 올라가면 한손에 움켜쥔 볼을 림 안에 꽂을 수 있다.

그래서 한국선수에겐 오히려 투핸드 덩크가 쉽다.

▶한국의 원조 슬램덩커는.

84년 농구대잔치에서 삼성의 센터 조동우가 산업은행전에서 원핸드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같은 해 국민대의 김성욱이 역시 산업은행전에서 덩크슛을 터뜨린 기록이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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