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동네배구 만드는 '엿가락 협회행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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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동네 배구도 아니고 장난하는 겁니까. "

7일 슈퍼리그 2차대회에서 경기대에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한 한양대 송만덕 감독은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1차대회까지 승리하면 승점 2점, 패하면 1점을 가산하던 승점제도가 2차대회부터 각각 승점 3점과 1.5점으로 변경됐기 때문.

2차대회 승점이 훨씬 높기 때문에 한양대가 비록 1차대회에서 전승(6승)을 거뒀지만 만약 이날 경기대에 지고 경희대가 성균관대에 이길 경우 한양대(7승3패)가 승점에서 뒤져 탈락하는 희극을 연출할 뻔했다.

배구협회가 특정팀의 독주를 막겠다는 취지로 1차대회 이후 임의로 승점제도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학 4년생에 대한 드래프트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업과 대학팀이 맞붙는 3차대회부터는 2차대회까지 출전했던 대학 신입생들이 뛰지 못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대학팀의 전력약화는 물론 신인왕 선정도 어려워진다.

배구협회는 실업팀이 양해할 경우 신입생들도 출전할 수 있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지만 주먹구구식 행정이란 변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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