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 세계] 흙·공기·음식에도 존재하는 방사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경북 경주시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 건설이 결정된 지 4년이 흘렀지만 ‘방사선’과 ‘방폐물’은 그 선입견 때문에 늘 오해의 중심에 서 있다. 이에 본지는 방사선과 방사성폐기물을 올바르게 알리기 위해 시리즈를 싣는다.

‘건강 파수꾼’ 역할을 하는 X선을 찍을 때도 방사선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구상 모든 물질에서 일정량의 방사선이 나온다. 암석이나 흙·공기·물 속·음식물에서도 방사선이 나오며 인간의 몸 속에도 일정량 이상의 방사선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방사선은 이 세상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 중 하나로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의학 분야다. 폐결핵·관절염 치료뿐 아니라 무좀세포를 죽이고 불치병으로 알려진 암을 퇴치하는 데도 방사선 사용은 필수다. 식중독 예방은 물론 식품의 신선도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며 오·폐수 처리, 공기 정화, 토양 복원 등 환경 분야나 품종 개발 등 농업 분야의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 항공기 결함 검사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유용하다.

방사선은 물론 세포나 유전자를 파괴하거나 변형시킬 수 있어 안전한 취급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방사선에 대한 현명한 이해와 활용이 필요한 이유다.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접하게 되는 방사선은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방사선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단위를 밀리시버트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1년 동안 자연 상태에서 받게 되는 방사선은 약 2.4밀리시버트다. 1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을 한 번에 받는다고 해도 신체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전신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X선을 촬영할 경우 0.1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을 받는 것이라고 하니 인체에 영향을 미칠 만큼 방사선을 접촉할 기회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한 셈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