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훈 9단 ● 왕야오 6단
균형을 먼저 깬 쪽은 왕야오가 아니라 박영훈 9단이었다. 22는 ‘참고도1’ 백1로 한 칸 뛰는 게 정수였다고 박영훈은 고백한다. 흑이 2, 4로 오는 게 싫지만 감수하고 두어나가야 했다는 것. 22는 실리로도 크고 하변의 주도권을 바꿔놓는 중요한 포인트여서 욕심을 냈지만 과수였다.
23의 공격이 통렬하다. 초반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회심의 일착. 공격 바둑들은 이런 수를 둘 때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한다. 왕야오 역시 고기가 물을 만난 듯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25는 궁하지만 ‘참고도2’처럼 살 수 있다면 그런대로 할 만하다. 왕야오는 물론 25, 27로 반격해 왔다.
“22가 좋지 않았다. 집은 집대로 내주고 쫓기게 됐다. 초반부터 머리를 짜내야 한다는 것 자체로 기분이 나빠졌다.”(박영훈 9단)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