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펀드도 이륙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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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부동산.선박 펀드에 이어 '항공기 펀드'가 첫선을 보인다.

대우증권은 오는 21일께 국내 처음으로 약 210억원 규모의 항공기 펀드를 설정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최근 초저금리 흐름 속에 부동산.선박 펀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항공기 펀드가 가세함으로써 실물펀드 투자 대상도 한층 넓어지게 됐다.

대우증권이 선보일 제1호 항공기 펀드는 아시아나항공이 미국 보잉사로부터 신규 항공기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대출채권을 투자대상으로 한다. 즉 항공기 펀드는 항공기를 담보로 돈을 빌려쓴 채권에 대해 투자하는 것이다.

만기는 4년9개월이며, 3개월마다 원금과 이자를 나눠 지급한다. 목표수익률은 연 6%지만, 환율 변동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비용 때문에 약간 달라질 수도 있다.

선박펀드와 달리 비과세 혜택이 없어 실제로 투자자들이 받아가는 실효 수익은 떨어지지만, 만기가 선박펀드(10년)보다 짧고 3개월마다 원금 일부를 가져갈 수 있어 안전성이 부각된다.

다만 선박펀드가 일반 투자자들도 가입할 수 있는 공모펀드인데 비해, 이번 항공기펀드는 투자자를 비공개로 모집하는 사모펀드여서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인원이 29명 이하로 제한되기 때문에 해당 증권사와 미리 투자상담을 해둬야 한다. 투자 금액도 억원 단위의 거액이 될 가능성이 있다.

대우증권은 항공기 사고에 대비해 대출금액의 115%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또 항공기 구매자인 아시아나항공이 원리금을 갚지 못할 경우 항공기를 처분해 대출금을 상환하게 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항공기는 가격 변동이 크지 않고, 10년이 지난 중고 항공기라도 구입가의 약 70% 수준으로 평가될 정도로 자산가치가 높다"며 "앞으로 추가로 내놓을 항공기 펀드는 공모 형식의 모집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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