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다람쥐…야생동물 방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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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공원 한복판에서 사슴떼와 마주치거나 다람쥐가 재롱떠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서울시 최용호 푸른도시국장은 5일 "시내 녹지와 공원의 자연 생태계를 복원시키기 위해 뚝섬에 조성중인 서울숲 뿐만 아니라 남산공원.월드컵공원.여의도공원 등 시내 주요공원에 야생동물을 대규모로 방사(放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사란 동물을 야생에 풀어 놓고 기르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다음달 개장을 앞둔 서울숲에는 이달 중 사슴과 오리 등 야생동물이 대거 방사될 예정이다.

사슴과(科) 동물의 경우 당초 고라니 네 마리, 노루 두 마리, 꽃사슴 두 마리만 방사할 방침이었으나 이달 초 계획을 확대해 꽃사슴 열아홉 마리, 고라니 아홉 마리, 다마사슴 다섯 마리를 추가로 풀어놓기로 했다. 서울숲에 방사될 예정인 사슴과 동물들은 현재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길들이고 있다.

최 국장은 "35만 평 규모의 서울숲에서 시민들이 동물들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애초 계획보다 다섯 배가 넘는 사슴과 동물을 풀어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다람쥐 30마리도 숲에 방사할 예정이며 인공연못에는 청둥오리 여덟 마리, 흰뺨검둥오리 여덟 마리, 물닭 두 마리, 쇠물닭 두 마리 등의 조류와 함께 올챙이 2000마리도 방사해 자연상태에 버금가는 수변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남산공원에서도 생태계 복원을 위한 동물 방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이달 중 다람쥐 100여 마리를 풀어놓으며 올 여름 중 산개구리.무당개구리 등의 양서류와 배추흰나비.제비나비 등 곤충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물을 방사할 예정이다. 시는 방사된 동물들이 공원 안을 마음껏 오갈 수 있도록 공원 남.북측 순환로와 산책길.소월길 등에 높이 1~1.4m로 설치됐던 14㎞ 길이의 철제 펜스를 6일부터 철거한다.

남산공원관리사업소 권혁수 시설과장은 "동물을 대규모로 풀어놓으면 남산의 자연 생태계 복원이 큰 힘을 받을 수 있다"며 "방사되는 다람쥐를 야생 고양이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돌무덤과 나뭇더미 등 서식처와 은신처도 여러 곳에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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