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명브랜드업체 조합 테이텔범 회장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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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모조품을 만드는 것은 장인(匠人)들의 창의력을 모욕하는 범죄고, 모조품을 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인품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위입니다. 한국은 2002년 월드컵 전까지는 모조품 생산국이라는 불명예를 씻어야 합니다. "

샤넬.크리스티앙 디올.루이뷔통 등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를 생산하는 프랑스내 70개 회원사로 구성된 '코미테 콜베르' 의 알랭 테이텔범(61)회장이 16일 내한했다.

지난 1997년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에서는 유사상표 등록이 너무 쉽고 위조범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미약해 여전히 '모조품 왕국' 이란 소리를 듣고 있다" 고 지적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들린 동대문 시장에서 마침 모조품 단속반의 활동을 지켜볼 수 있었던 테이텔범 회장은 17일 대검 형사과장.특허청장.관세청 차장 등과 만나 긍정적인 답변을 들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값만 비싸다고 고급제품이 아닙니다. 우리 회원사의 제품들은 유행을 타지 않습니다.

전통의 가치를 지켜가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꾸준히 접목시키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이유죠. "

테이텔범 회장은 12년전부터 회원사들이 2년마다 한번씩 '영 디자이너스 어워드' 라는 공모전을 개최, 재능있는 젊은이들을 발굴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은으로 만든 식기류 부문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진영인씨가 수상자로 선발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상품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풍부한 문화유산 속에 정답이 있다" 고 조언했다.

즉 전통과 역사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려는 시도와 감각있는 젊은이들의 창의성을 접목해야한다는 것.

"모조품이 진품과 아주 비슷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브랜드에 내재된 가치와 이미지까지 모방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다른 나라에서는 결코 모방할 수 없는 훌륭한 상품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

글.사진〓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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