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돌아온 '황새' 황선홍 힘찬 비상 날갯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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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황새' 가 한반도로 훨훨 날아왔다.

한국 축구의 천연기념물 '황새' 황선홍(32)이 국내 축구 프로무대에 복귀한 것이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를 평정한 전리품인 득점왕 골든슈를 안고서-.

푸른날개 수원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첫 훈련에 나선 4일 약간은 어색한 듯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황은 특유의 건들거리는 폼으로 러닝을 시작했다.

그는 왜 일본에서의 화려한 20세기를 마감하고 찬바람 부는 국내로 날아왔을까. 국내 팬들에게 진 빚 때문일까. 사실 황선홍만큼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선수도 드물다.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 라는 찬사는 '헛발질의 명수' 라는 비아냥에 자주 빛을 잃었다.

94년 미국 월드컵 볼리비아전에서 그 숱한 찬스를 허공에 날린 이후 그의 플레이는 '비장함' 과 '부담감' 에 짓눌린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

천부적인 찬스 포착능력과 득점력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 그는 잔뜩 힘이 들어간 슈팅으로 '헛발질' 을 거듭하곤 했다.

그러고는 스스로 '섀도 스트라이커(직접 골을 넣기 보다 슈팅찬스와 공격 공간을 만들어주는데 주력하는 공격수)로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그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은 J리그에서의 환상적인 골장면을 국내 무대에서도 보여주기를, 그래서 그가 얼마나 뛰어난 골잡이인가를 입증해주기를 원한다.

황선홍 자신도 "국내에서 명예롭게 선수생활을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 고 늘 말해왔다.

그는 "개인적인 욕심보다 팀이 정규리그 3연패와 아시안클럽컵 우승을 달성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올림픽팀 와일드 카드나 월드컵 대표는 뽑아준다면 신명을 바쳐 뛰고 싶다" 고 국내복귀 소감을 밝혔다.

수원〓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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