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환 4단 ● 천야오예 9단
천야오예 9단은 127로 급소를 가격해 온다. 공배가 메워진 백 5점과 왼쪽 백의 절단을 동시에 노리는 수. 가령 A로 지키면 흑이 132에 두어 끝나는 식이다. ‘참고도 1’ 백1이 혹 양수겸장의 묘수가 아닐까. 흑2로 잇는다면 백3으로 끊어 이건 교묘하게도 백이 한 수 빠르다. 그러나 흑은 ‘참고도 2’처럼 두어 올 것이다. 백4의 연결은 필연인데 흑5가 선수여서(이것도 다 공배가 메워진 탓이다) 흑7로 끊어지고 만다.
128의 자살수가 그중에선 최선이다. 129 때 위쪽을 살리고 131을 따낼 때 132로 연결한다. 숨가쁘다. 악전고투 속에서도 백은 극적으로 버텨내고 있다. 막상 흑에도 명쾌한 수단은 잘 보이지 않는다. 뭔가 일이 된 것 같다. 그러나 이건 구경꾼의 심정일 뿐 두 기사의 표정에선 이미 명암이 드러나고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