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서 뜬 벤처들 발빠른 재투자·계열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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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코스닥 증시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코스닥 등록기업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올해의 고속성장이 내년에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터넷.정보통신.소프트웨어 등 내년 이후 증시 주도 분야를 놓고 선점경쟁에 나선 것이다.

28일 코스닥 증권시장에 따르면 올들어 64개 등록기업이 1백12개사에 2천7백64억원의 신규 자본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출자대상 기업은 대부분 고속 성장하는 유망 벤처기업들로 결국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중 코스닥 시장을 더욱 달굴 것으로 보인다.

출자기업들은 올해 코스닥 시장을 통해 급성장한 기업이 대부분이다. 골드뱅크.다음커뮤니케이션.메디다스.인터파크.장미디어인터렉티브.제이씨현시스템.하나로통신.한국디지탈라인 등 정보통신.인터넷 등이 그런 기업들이다.

'기업 공모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이후 폭발적인 주가상승으로 챙긴 자금의 상당부분을 사업영역 확대에 재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 관계자는 "정보통신.인터넷서비스 등 특정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와 급팽창하는 사업부문을 쪼개 자회사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분사한 회사를 코스닥 시장에 다시 등록시켜 돈을 번다는 전략" 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초까지만 해도 천덕꾸러기였던 코스닥 시장에 열풍을 일으킨 골드뱅크는 골드뱅크 인터넷연구소.이지오스.파워커뮤니케이션즈 등 18개사에 2백68억원을 출자했다.

인터파크는 인터파크경매.인터파크패션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고, 스페코.원익.한국디지탈라인.한글과컴퓨터 등은 각각 3개사에 출자해 영역을 활발하게 늘렸다.

금액면에서는 삼구쇼핑이 한국통신케이블텔레비전에 3백4억원을 출자해 가장 많았고 대양이앤씨는 2백96억원을 출자해 벤처기업을 키우는 벤처캐피털회사인 대우창업투자를 운영하게 됐다.

풍부한 자금력으로 핵심 사업과는 무관한 사업에 진출한다든가, 무분별하게 기업 확장에 나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코스닥 등록기업의 계열사 확장은 증시활황에 힘입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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