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에 레이저로 글·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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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레이저로 글씨를 새긴 콩 떡잎과 사과.

충북 청주시 농업기술센터가 과일이나 콩 등 농작물을, 그 위에 글씨 또는 이미지를 새겨 선물용으로 상품화하는 길을 열었다.

이 센터의 장석수(45) 지도사는 최근 레이저를 이용해 사과.배.바나나.천도복숭아.밤 등의 겉에 글씨나 그림을 새기는 기법을 개발, 특허출원했다.

지금까지 과일에 글씨 등을 새기는 방법은 생육기에 글씨 등을 쓴 스티커를 붙여 빛을 차단하는 방식이라서 글씨가 정교하지 않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산업용 레이저 조각기를 이용하는 새 기술은 글씨나 사진 등 컴퓨터에 입력된 정보를 인쇄하듯 과일 표피에 새긴다. 양각과 음각 모두 가능하다.

글씨가 새겨진 부분의 표피는 두께 0.1㎜ 정도로 제거되는데, 여기서 탈수나 부패가 일어나지 않도록 랩을 씌워 보관한다.

농업기술센터는 올해 가격 폭락이 예상되는 배를 일본에 수출키 위해 무역회사와 손잡고 배용준 등 인기 탤런트의 얼굴을 새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씨는 "은을 이용해 살균 세척 과정을 거치므로 상품성이 오래 유지되고 씻지 않고 그냥 먹어도 된다"며 "다양한 문구와 이미지 구현이 가능해 농산물 판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레이저로 콩에 작은 글씨를 새겨 넣어 발아 후 떡잎이 자라면 큰 글씨로 나타나는 이른바 '직지콩'도 생산하고 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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