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호리 행장 내정자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뉴브리지 캐피털이 제일은행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영입한 윌프레드 Y 호리(53)행장 내정자는 일본계 미국인 3세로 미국 금융가에서 30년간 일한 금융 전문가다.

뉴브리지의 웨이지안 샨 아시아지역 본부장은 23일 기자회견장에서 호리 행장 내정자에 대해 "최근 수년간 어소시에이트 퍼스트 캐피털의 국제업무를 총괄하면서 사업영역을 4개국에서 13개국으로 늘리고 자산규모를 4백%나 확대시키는 놀라운 실적을 거둔 사람" 이라며 치켜세웠다.

샨 본부장은 또 호리 행장 내정자가 미 육군 특수부대 소령 출신이라는 이색적인 경력을 공개하면서 "그가 '전사(fighter) 정신' 을 발휘해 한국에선 더 커다란 성공을 거둘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다음은 호리 행장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 앞으로 제일은행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가.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제일은행을 다시 한번 국내 선도은행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다. 제일은행의 새로운 대표로 전문적인 경영, 건실한 재무구조,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을 약속하겠다. "

- 염두에 둔 경영전략이 있다면.

"제일은행의 미래는 중소기업 및 개인고객 영업에 달려있다고 본다. 나의 개인적인 경력 또한 중소기업 및 개인금융 분야에 특화돼 있다. 향후 영입할 전문적인 경영진과 함께 제일은행이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다. "

- 행장 외에 외국인 임원은 몇명이나 오나.

"여신정책을 담당하는 최고 임원은 반드시 외국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재무담당임원(CFO)과 전산담당임원(CIO)역시 외국인 전문가를 들여올 수 있는 분야다. 특히 앞으론 은행경영에 신기술의 도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전산 전문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

- 현재의 제일은행 직원이나 점포 숫자를 줄일 계획은.

"세상에 영원불변한 두가지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점, 모든 이는 죽는다는 점 뿐이다. 은행의 점포망이나 인원은 철저히 고객의 수요에 따라 적절한 수준으로 맞춘다는 게 원칙이다. "

- 임직원에 대해 스톡옵션이나 서구식 연봉제를 도입할 생각은 없나.

"제일은행의 신주 발행분중 5%를 임직원의 스톡옵션 몫으로 배정해 놓았다. 호리 행장 내정자에게도 구체적인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스톡옵션이 부여될 예정이다(샨 본부장이 대신 대답). 해마다 고용계약을 갱신하는 서구식 연봉제의 경우 한국의 실정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결정하겠다. "

호리 행장 내정자는 미국 하와이주립대를 졸업한 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합금융사중 최대 규모인 어소시에이트 퍼스트 캐피털에 입사, 국제담당 수석본부장까지 올랐다. '사생활' 을 이유로 출생지와 학력'.경력' 등을 기재한 이력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신예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