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영화] EBS '해밀턴 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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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EBS 밤 10시 35분) 역사적인 로맨스를 다룬 영화. 영국의 전쟁 영웅 넬슨 제독과 해밀턴 경의 부인이었던 엠마가 그 주인공. 촬영 당시 실제 부부였던 비비안 리와 올리비아 로렌스가 함께 출연해 더욱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1786년 쾌활한 성격의 엠마는 나폴리 주재 영국대사인 윌리엄 해밀턴 경과 결혼한다. 하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에 지쳐간다.

그리고 7년 후, 넬슨 제독이 나폴리를 방문하자 그와 사랑에 빠진다. 열정에 휩싸인 두 사람은 영국으로 돌아온다. 이미 결혼한 몸이었던 넬슨은 부인으로부터 이혼을 거절당하자 당당하게 엠마와 동거에 들어간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다. 넬슨이 전장을 떠나있는 동안 전세가 기울기 시작한다. 결국 지휘권을 되찾아 트라팔가로 떠난 넬슨은 해전에서 대승을 거두지만 총탄을 맞고 숨을 거둔다.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이 좋아했던 영화로도 유명하다. 실제 처칠이 몇몇 대화를 직접 작성, 감독의 허락을 받아 대본에 반영하기도 했다.

당시 유럽에 대한 히틀러의 위협을 영화 속에 비유적으로 표현한 대목들이 그런 예들이다. 미국인으로부터 영국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미 의회의 불간섭주의자들은 정치적 선전물로 규정하기도 했다. 비비안 리의 연기가 매혹적이다. 원제 That Hamilton Woman.감독 알렉산더 코다. 41년작.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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