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한국대사관 '그린 존'으로 옮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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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이라크 한국대사관이 이르면 이달 중 바그다드 도심의 안전지대인 '그린 존(Green Zone)'으로 옮겨간다. 추가 파병과 한국인 방문자 급증 등에 대비, 이라크 대사관의 기능 확보를 위해 안전대책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따른 조치다.

대사관 직원들의 처우도 크게 개선된다. 대사관 이전과 처우 개선, 안전대책을 위한 예산은 전 세계 128개 재외공관의 내년도 예산을 최대 10%까지 줄이는 방법으로 확보키로 했다. 외교통상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이라크 대사관 안전 확보 및 대사관 직원 처우 개선 종합방안'을 마련해 최근 청와대에 비공식 보고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미 그린 존 내 건물 두 채를 확보했으며, 추가 공간 확보를 위해 미군 및 이라크 임시정부 측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린 존은 현재 미국.영국 대사관만 입주할 정도로 폐쇄적이어서 당초 이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으나 미국 측이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파병 규모가 미국.영국에 이어 제3위라는 점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이라크 대사관 직원의 처우 개선책도 마련, 이달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라크 현지에서 석달을 근무한 뒤 2주가량 인근 요르단의 암만으로 나와 쉴 수 있게 하고, 6개월 근무 뒤 한달간 본국에서 휴가를 보내도록 한다는 것이다.

박신홍 기자

◆ 그린 존=바그다드 중심가에 미군이 구축해 놓은 특별경비구역. 약 5㎢의 면적에 미국·영국 대사관과 이라크 임시정부 등 주요 정부기관이 입주해 있다. 미군과 그 가족들도 거주한다. 겹겹의 콘코리트 장벽으로 보호되고 M1A1 탱크와 브래들리 전투차량이 경계를 서며, 24시간 헬기가 초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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