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사망 윤원준군 2만여달러 모금행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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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형 참사로 수많은 어린 목숨이 스러져 가도 어느 누구 책임지려 하지 않는 사회 풍토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멀리 미국의 국민들이 불의의 사고로 숨진 한국인 유학생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보내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7월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격으로 숨진 미 인디애나주립대 유학생 고(故) 윤원준(尹源晙.26)씨 가족은 23일 "미 전지역의 시민 2백15명이 추모금으로 모은 미화 2만1천2백50달러가 지난달 중순께 국내의 은행계좌로 들어왔다" 고 밝혔다.

원준씨 가족은 "전미 감리교회 남인디애나주 지부가 주축이 돼 미국 전역의 슈퍼마켓 등지에서 푼푼이 모은 돈이 전달됐다" 며 "기부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편지를 쓰고 있다" 고 말했다.

원준씨의 아버지 윤신호(尹新皓.67)씨는 "일단 기부금을 적립한 뒤 원준이가 다녔던 항공대측과 협의해 장학기금을 마련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엔 조세프 커넌 인디애나주 부주지사가 尹씨의 집을 찾아와 위로의 뜻을 전했고, 15臼?인디애나 법대 조세프 호프만 교수가 尹씨 집을 방문해 내년 가을 학기부터 법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한국인 유학생에 한해 매년 연구비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건넸다.

어머니 이강순(李康順.62)씨는 "박사과정에 등록만 마친 상태였던 원준이에게 학교뿐만 아니라 전 미국에서 끈끈한 관심을 보내주니 감사할 따름" 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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