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여론조사] "국정운영 문제많다" 67.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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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옷로비 위증, DJ 1만달러 수수 조작의혹, 언론문건 파문,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민심의 향배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옷로비 위증은 1주일 만에 여당과 야당의 판세를 바꿀 만큼 위력적인 것이었다. 11월 12일 중앙일보 조사(전국 1천53명)에서 정당지지율은 국민회의 25.3%, 한나라당 11.2%, 자민련 3.7%, '지지정당 없다' 59.8%였으나 11월 19일에는 국민회의의 경우 17.5%로 7.8%포인트나 떨어졌고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약간 상승한 14.5%와 5.5%였으며 '지지정당 없다' (62.5%)의 무당파도 다소 늘어난 추세다.

19일 현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지지율은 39.6%로 지난 7월 이후 40% 안팎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 국민회의의 지지율은 7월 이후부터 하락세를 나타내기 시작해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10%대까지 내려갔다. 현 정권의 국정운영시스템에 대해서는 67.6%가 '문제가 많은 편' 이라고 지적했고, 28.8%만이 '문제가 없는 편' 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이 19일 전국의 유권자 8백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서 밝혀진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 34%. 이같은 지지율의 변화가 내년 4월 13일 총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현재 추진 중인 국민회의의 신당에 대해 '지지하는 편' 은 22.1%, '지지하지 않는 편' 은 74.6%로 나타났다.

여당 이외에도 김용환(金龍煥)의원 중심의 벤처신당, TK(대구.경북)신당, 무소속 결사체 등도 들썩거리고 있는데 벤처신당에는 '지지하는 편' 12.6%, '지지하지 않는 편' 78.0%였다.

TK신당은 '지지' 19.8%, '지지하지 않는 편' 75.8%였고, 기존 정치세력과 무관한 무소속의 홍사덕(洪思德)의원과 장기표씨 등의 개혁신당은 '지지' 32.9%, '지지하지 않는 편' 62.1%였다.

이는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무소속을 찍겠다는 유권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고 판단되나 현실정치에서 무소속 돌풍이 일어날 수 있을지는 단정키 어렵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에는 '지지' 38.9%, '지지하지 않는 편' 57.5%였다.

실제 대결구도가 전개되면 어떤 판세가 형성될까. "내년 총선때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는가" 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냈다. 지난 12일 조사시점까지만 해도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합당해 새로 만든 신당이 유리했었다. 당시에는 '공동여당 신당후보:한나라당 후보' 가 붙으면 36.6%:28.2%에 무응답은 35.4%였다. 공동여당이 야당보다 10%포인트 가량 앞서는 수치였다.

여기에 무소속중심 개혁신당이 끼어들어 3파전이 되면 '공동여당 신당후보:한나라당 후보:개혁신당 후보:무응답' 이 각각 27.8%:21.5%:23.2%:27.5%로 공동여당이 다소 앞서는 판세였다.

그러나 19일에는 '공동여당 신당후보:한나라당 후보:무응답' 이 각각 30.0%:34.2%:35.8%로 한나라당이 유리한 쪽으로 판세가 바뀌고 말았다. 3파전이 될 경우 '공동여당 신당후보:한나라당 후보:개혁신당 후보:무응답' 이 각각 24.2%:24.1%:22.9%:28.8%로 각 정파가 막상막하인 형국. 그러나 야당이 갈릴수록 여당이 유리해짐이 새삼 입증되기도 했다.

2파전이 될 경우 '공동여당 신당:한나라당의 지지율' 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28.2%:29.8%, 경기 34.9%:35.5%, 강원 22.8%:18.9%, 충청 32.1%:29.8%, 호남 64.9%:15.4%, 경북 11.8%:51.2%, 경남 13.5%:45.7%로 서울 및 중부권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혈투를 벌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3파전이 될 경우 '공동여당 후보:한나라당 후보:개혁신당 후보' 의 경우 서울은 22.8%:18.6%:25.5%, 경기는 28.5%:27.4%:19.3%, 강원 18.0%:10.9%:22.8%, 충청 27.0%:15.1%:23.0%, 호남 51.0%:7.7%:19.8%, 경북 9.3%:43.5%:17.1%, 경남 11.0%:33.9%:29.9%로 조사됐다.

이 경우 무당파가 많은 서울과 강원은 개혁신당이, 경기.충청.호남은 공동여당이, 영남권은 한나라당이 유리한 입지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나 한나라당과 개혁신당의 지지기반이 겹치는 것이 여당에 어부지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김행 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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