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영화] 사랑에 빠진 스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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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EBS 오후 2시. 러시아에 살고 있는 영국인 포더길은 기자 출신으로 러시아 소설을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예전에 쓴 차르에 대한 비판 기사 때문에 러시아에서 추방당할 위기에 놓인 그에게 첩보활동을 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온다.

이 제안을 수락한 포더길은 1913년 시베리아의 혁명 조직에 잠입, 그들의 활동을 영국에 보고한다. 마침내 1917년 혁명이 일어나고, 그는 홍군과 백군의 내전에 휘말린 귀족 출신 여성 알렉산드라와 함께 러시아를 탈출하려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알렉산드라 역을 맡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팜므 파탈' (매력적인 악녀)마를렌 디트리히. 1901년 베를린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녀는 베를린의 한 카바레 가수로 활동하다 감독 요셉 폰 슈테른베르그의 눈에 띄어 영화배우로 발탁된다.

30년 폰 슈테른베르그와 함께 할리우드로 건너온 디트리히는 '모로코' '상하이 특급' 등에 출연하면서 매력을 발휘했다.

그녀는 당시로서는 지나칠 정도의 성적인 느낌을 전달해 남성들?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초기 할리우드 스타 시스템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 작품에는 디트리히와 함께 '39계단' '굿바이 미스터 칩스' 등의 로버트 도나트가 출연한다.

벨기에 출신의 자크 페데 감독. '잃어버린 지평선' 을 쓴 제임스 힐튼의 소설을 영화로 옮겼다.

원제 Knight Without Armour. 37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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