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공근로자 2명의 따뜻한 이웃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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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우리 처지도 힘들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고 생각하니 가슴 뿌듯합니다." 여성 공공근로자 2명이 일당을 쪼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부산 연제구 거제 4동에 사는 '가사 도우미' 공공근로자 정명자(鄭明子.36).이경란(李경란.39)씨가 그 주인공. 이들은 공공근로사업으로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宋옥순(66.부산 연제구 거제4동)할머니를 돌보고 있다.

매일 宋할머니 집을 찾아 밥을 먹여주고 목욕도 시켜준다. 이뿐 아니다.

매주 수요일 일당을 쪼개 할머니를 택시에 태워 바깥구경을 시켜준다.

이들의 일당은 하루 2만2천원. 살림하기도 벅차다. 鄭씨는 남편이 외환위기 때 운영하던 소규모 업체가 부도나면서 몸져 눕자 공공근로에 나오게 됐다. 李씨는 6년 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숨진 뒤 혼자 힘으로 초등학생 둘을 키우고 있다.그런데도 택시비를 서로 내려 한다.

鄭씨는 "집에서 누워 지내며 바깥에 나가 본적이 없는 할머니가 매우 좋아하는 것 같아 택시를 빌려 바깥 공기를 쐰다" 고 말했다.

李씨는 "최근 바깥 바람을 쐰 뒤 할머니의 병세가 좋아지는 것 같아 무척 기쁘다" 고 말했다.

밑반찬까지 집에서 마련해 와 할머니에게 대접하고 있다. 밑반찬에 드는 돈도 사이좋게 나눠낸다.

이들은 "공공근로가 끝나는 다음달 말까지 정성을 다해 돌볼 생각" 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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