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해외동포 유학생 ‘마약 파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국내 유명 사립대학 어학당에 다니는 교포 유학생 등이 마약을 판매하거나 투약하다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을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미국인 유학생 K(18)군 등 3명을 구속하고 이를 되팔거나 투약한 혐의로 모 국제학교 재학생 송모(17)군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적발된 이들은 모두 국제학교에 다니는 16~19세의 학생들과 한국어 어학당에 다니는 미국·이탈리아·영국 국적의 유학생들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판매책인 K군 등은 지난 5월부터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코카인·대마초 등을 구입해 국제학교 재학생인 송군 등에게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K군의 집에서 1300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코카인 40g(1억3000만원 상당)과 100여 명이 피울 수 있는 대마초 51g(500만원 상당), 마약류 판매 자금 1200만원을 압수했다.

송군은 K군에게서 10g당 50만원에 대마초를 구입한 뒤 같은 학교 친구와 어학당 재학생 등에게 두 배의 가격으로 되팔았다.

수사 결과 이들은 서울 강남과 신촌, 이태원 일대의 카페와 술집, DVD방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모여 함께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청 형사과 마약수사대 박주진 경정은 “적발된 학생들 대부분이 외국인 또는 외국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한국인”이라며 “외국에서 마약을 접해 죄의식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미국에서 대마초를 밀반입한 교포 유학생 조모(19)군 등 7명을 뒤쫓는 한편 외국인 유학생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에 대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진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