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숙적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유러2000컵 16강 맞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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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세계 축구역사상 가장 오랜 라이벌인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유럽선수권대회 16강 진출을 위한 와일드카드를 놓고 숙명의 대결을 벌인다.

1872년 이래 1백8번이나 맞대결한 두 팀은 13일 글래스고(스코틀랜드)에서 1차전, 17일 웸블리(잉글랜드)에서 2차전을 갖는다.

벌써부터 양측 사이엔 전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내 프로리그는 유보됐으며 훌리건들은 조직적인 응원전 준비에 들어갔다. 훌리건의 난동을 우려하는 경찰도 초비상 상태.

양측은 스포츠를 떠나 역사적으로도 감정적인 앙금이 남아있다. 현재는 영국의 일부지만 과거에는 스코틀랜드 독립을 놓고 수많은 전쟁을 치렀었다. 현재까지 전적은 44승24무40패로 잉글랜드가 다소 우세. 라이벌전답게 엎치락뒤치락 승패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67년에는 스코틀랜드가 66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잉글랜드를 3 - 2로 꺾은 뒤 '비공인 세계정상' 이라고 주장, 잉글랜드측의 반감을 샀다.

77년에는 흥분한 스코틀랜드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 난동을 부리는 등 경기가 점차 과열양상을 띠자 89년 이후에는 친선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양팀은 96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맞붙었으며 잉글랜드가 2 - 0으로 승리했다.

잉글랜드의 케빈 키건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총동원령을 내렸고 스코틀랜드의 크레이그 브라운 감독은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조직력 강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앨런 시어러(뉴캐슬).마이클 오웬(리버풀) 등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한 잉글랜드의 우세를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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